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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중기조합법 '끼워 넣기'에 고준위법 방치…쟁점 없는데 폐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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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법, 쟁점 해소됐지만 처리 ‘먹구름’
野, 중기협동조합법 연계처리 제안…“검토 필요”


이투데이

산자위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와 김성원 국민의힘 간사(오른쪽)가 회의장 안에 같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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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 간 극적 합의로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가 예상됐던 ‘고준위방폐물법’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여야가 소통 부재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는 상황에,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중기협동조합법’ 처리를 새로운 조건으로 띄우면서 협상은 제자리걸음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고준위방폐물법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주요 쟁점을 대부분 해소했다.

고준위방폐물법은 원전 가동으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처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여야는 원전 내 폐기물 저장시설의 용량 기준을 두고 이견을 보였지만, ‘설계수명 기간의 발생 예측량’을 기준으로 삼는 김성환 민주당 의원 안을 채택해 처리하는 것으로 최근 가닥을 잡았다.

산자위 여당 측 간사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지에 “쟁점들은 다 해소가 됐다. 통과시키느냐 안 시키느냐는 결심의 문제”라며 “그런데 민주당 내 강경파들 때문에 내부 정리가 안 된 상황으로 알고 있다. 결단은 민주당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선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을 새롭게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고준위방폐물법을 풍력법과 함께 처리하기로 한 당초 합의를 뒤집고 야당 몫 법안을 하나 더 얹은 것이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2021년 발의한 중기협동조합법 개정안은 중소기업이 조합을 통해 가격 인상 등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의 ‘제값 받기’를 유도하잔 취지로 발의됐지만, 중소기업의 담합을 사실상 용인한 거란 지적도 나온다. 법안은 지난해 말 산자위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중기협동조합법을 법사위에서 처리를 안 해주니 (차라리) 상임위에서 재적 위원 5분의 3을 넘겨서 본회의 직회부를 해보자,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왔다”며 “그러다 고준위방폐물법을 민주당이 받는 대신,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을 맞춰서 (처리하자)”는 말이 오갔다고 전했다.

관련해 산자위 야당 측 간사인 김한정 의원은 “(법안 처리를) 꼭 연계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여당의 태도에 달려있다. 여야가 합의해서 상임위(산자위)에서 통과시킨 걸 법사위에서 깔아뭉개는 것은 정치 도의상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선 “여당 간사가 집권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여당에서 어떤 제의(제안)가 없다”며 여당에 공을 넘겼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이번 주 안에 회의가 열리긴 힘들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달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법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극적으로 소위가 열린다고 해도 변수는 남아있다. 벌써부터 ‘정족수 미달’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2대 총선에서 대거 낙선자 및 낙천자 등이 나오면서 그들의 회의 참석을 담보할 수 없단 이유에서다. 야권 관계자는 “(회의가 개최되어도) 가장 큰 변수는 정족수”라며 “작년에도 소위를 열었지만 한두 분이 자리를 비우면서 (정족수를 못 채워) 의결을 못한 채 산회했다”고 설명했다.

고준위방폐물법이 폐기되면 22대 국회에서 법안 마련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방폐장 부지 선정은 1983년 이후 40여년 동안 9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투데이/김은재 기자 (silveras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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