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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세계 첫 AI 포괄 규제법 최종 승인···2026년 전면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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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위험도 네 단계로 나눠 차등 규제

다른 나라도 포괄적 AI 규제책 마련 중

경향신문

지난 3월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앞에 게양된 EU기가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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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두 달 전 유럽의회에서 통과된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규제법을 최종 승인했다.

EU 이사회는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AI법’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EU는 AI법 발효 6개월 뒤부터 시행 조항을 점차 확대해나가면서 2026년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마티유 미셸 벨기에 디지털 장관은 “유럽은 AI법을 통해 신기술을 다룰 때 신뢰, 투명성,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유럽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법은 AI 위험도를 크게 네 단계로 나눠 차등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가장 높은 고위험 등급은 의료, 교육을 비롯한 공공 서비스나 선거, 핵심 인프라, 자율주행 등에 사용되는 AI 기술이다. 이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할 경우 사람이 반드시 AI를 감독해야 한다.

일부 AI 기술은 EU 회원국 내에서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인종, 종교, 성적 취향 등 정보를 모아 개인을 평가하는 ‘사회적 점수 평가’, 인터넷이나 폐쇄회로(CC)TV에서 얼굴 이미지를 무작위로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행위 등이 그 대상이다.

수사기관이 원격 생체인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강간·테러 등 중대 범죄 예방과 관련해 용의자를 수색할 땐 사법당국의 승인 아래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범용 AI를 개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명성 의무’가 적용된다. 또 기업들은 저작권법 준수, AI 학습 과정에 활용된 콘텐츠 명시 등 의무를 지켜야 한다. 위반 사항 적발 시 최대 3500만유로(약 518억원)가 과징금으로 부과될 수 있다.

EU는 AI법을 집행하기 위해 집행위 연결총국 산하에 ‘AI 사무소’를 신설한다.

앞서 EU 의회는 챗GPT 등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자 2021년 AI법 초안을 발의했다. 이어 지난 3월 최종안을 가결했다.

전 세계의 다른 나라도 포괄적 AI 규제책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해 10월 생성형 AI를 둘러싼 국제 규범을 정하자는 취지의 ‘히로시마 AI 프로세스’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지난해 ‘AI 윤리 거버넌스’ 표준화 지침을 마련했다.

한국 정부는 AI 혁신과 안전·신뢰 등이 균형을 이루기 위한 법 제정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는 AI 규제안이 담긴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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