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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중국이 대만 침공해 TSMC 점령해도 반도체 못 삼킨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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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킬 스위치’ 발동, 원격 무력화 가능”

‘반중’ 라이칭더 총통 취임 후 긴장 고조되자

네덜란드·미국 정부에 원격 차단 기능 설명

경향신문

ASML의 EUV 노광장비 가동 모습. ASM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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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ASML이 해외에 설치된 자사의 장비를 원격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점령하더라도, 최첨단 반도체 설비는 손에 넣을 수 없도록 일종의 ‘킬 스위치(기기를 비활성화하는 장치)’를 발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ASML이 반도체 장비를 원격으로 비활성화하는 기능에 대해 네덜란드와 미국 정부에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ASML은 실제로 군사적 침략이 발생했을 시 장비를 비활성화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해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가 소재한 반도체 국가다.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하면서 중국·대만 간 긴장이 다시금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네덜란드·대만 정부 측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반도체 기술·장비를 가로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미 정부를 안심시키기 위해 이 같은 원격 차단 기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라인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시내버스 정도의 크기인 EUV는 정기적인 정비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ASML은 이를 통해 킬 스위치를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ASML은 반도체 노광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 회사다.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노광 공정에 쓰인다. EUV 노광장비는 3나노미터 이하 초미세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최첨단 설비다. TSMC는 한 대당 약 4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EUV 장비를 2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해 최신 반도체 기술·장비가 중국으로 흘러드는 것을 철저히 막아왔다. 2019년 ASML의 EUV 장비 중국 반입을 엄격히 금지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구형 장비인 심자외선(DUV) 장비까지 수출을 통제했다.

TSMC의 류더인 회장은 지난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면 TSMC 공장의 칩 제조설비가 고장난 것을 발견할 것”이라며 “누구도 강제로 통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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