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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타이완 새 총통 취임하자 "죽음의 길" 경고한 중국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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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빽] '라이칭더'호 시대 개막…격랑 속 양안관계의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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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지난 17일 저녁, 타이완 의회(입법원)의 모습입니다. 야당 국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둘러싸자 여당 민진당 의원들이 진입을 시도했는데, 몇몇 의원들은 바닥에 내팽개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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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권한을 늘리고 정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법안 통과를 놓고 갈등이 불거진 것인데, 사실상 신임 총통의 취임을 앞두고 정부를 견제하려는 야당과 그걸 막으려는 여당의 힘겨루기였습니다.

라이칭더 신임 타이완 총통은 이렇게 뚜렷한 다수당이 없는 상태의 여소야대라는 험난한 국내 정치 구도 속에 20일 취임했습니다. 취임사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특히 타이완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떤 메시지를 발신하려 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렸는데, 그의 취임일성은 '현상 유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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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ㅣ타이완 총통 (지난 20일)
새 정부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현상 유지를 할 것입니다.


즉, '하나의 중국'을 앞세워 통일을 서두르는 중국에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과도하게 독립 노선을 추진해 도발의 구실을 만들지도 않겠다는 임기 4년의 집권 기조를 밝힌 것입니다. 라이칭더 총통은 그러면서도 타이완이 주권 국가임을 분명히 하며, 중국을 향해 자신들에 대한 정치적·군사적 위협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라이칭더ㅣ타이완 총통 (지난 20일)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문공무혁(정치적·군사적 위협)을 중단하고, 타이완과 함께 지역 안정을 유지하려는 국제적 책임을 다하길 호소합니다.


네티즌의 취임사 접근을 차단했던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경고를 날렸습니다.
왕원빈ㅣ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20일)
타이완 독립은 곧 죽음입니다. 타이완을 빌미로 중국을 지배하고 간섭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입니다.


타이완 안팎에서 험난한 격랑을 맞닥뜨렸다는 평가를 받는 라이칭더 총통, 과연 그의 바람처럼 타이완은 '현상 유지'를 하면서 양안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까요?

'본색' 내려놓고 '현상 유지' 강조한 타이완 총통



라이칭더 총통의 성향을 우선 살펴보자면, 그는 독립 성향의 민진당에서조차 이전 차이 총통보다 더한 강경파로 분류됩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도 '타이완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며 민심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오죽하면 중국이 그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날, 그를 겨냥해 "배신자", "트러블 메이커"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을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중국의 미움을 받아온 라이칭더 총통은 분명한 독립주의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양안관계가 급격히 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사를 통해 향후 정권 운영의 방점이 '현상 유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지만, 집권 여당인 민진당이 의회를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헌법이나 국호 수정과 같은 시도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강준영ㅣ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기본적으로 지금 라이칭더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래서 1월 13일 당선 이후에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그 이후에도 대중 정책에 관해서는 차이잉원 정부의 그 노선을 그대로 따를 거다, 이 정도만 계속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새로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중국을 자극하는 것들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적어도 11월 미국 대선까지는 이렇게 탐색을 하면서 가는 그런 모습을 보일 거라 생각합니다.


문흥호 |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명예교수
라이칭더는 민진당 소속이고 원래 독립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러한 색깔을 완전히 죽일 수는 없어요. 그러나 그 사람이 말하는 말의 수위는 매우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그건 뭐냐 하면, 타이완의 국민들 대부분이 통일이나 독립과 관계 없이 살고 싶어 해요. 양안에서의 경제 협력이나 교류 협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만약에 단절을 하고 또 축소를 과도하게 한다고 했을 때는 라이칭더 정권에 대한 지지는 굉장히 내려갈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칭더라는 사람이 자기의 개성을 살려서 차이잉원과 다른 그런 부분들을 아주 일관되게 추진하기에는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민생에 '올인'…"AI의 섬으로 만들겠다"



라이칭더 총통으로선 집권 여당 내부의 강경 독립 세력과 현실 정치를 중시하는 세력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성장의 지체, 만성적인 저임금·불평등의 심화와 같은 민생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그가 취임사에서 타이완을 "반도체 칩을 만드는 '실리콘 섬'이라는 기초 위에서 '인공지능(AI)의 섬'으로 만들겠다"며, 기존 반도체 주도 성장 전략에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무인기, 우주, 해양을 경제 정책의 키워드로 제시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라이칭더 총통의 기조가, 비록 독립은 희망하더라도 지금 당장의 급격한 현상 변경 리스크를 원하지는 않는 타이완 여론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흥호 |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명예교수
(타이완) 사람들은 굉장히 현실적이에요. 궁극적으로는 독립을 하고 싶어하죠. 분명히 공산화되는 걸 싫어하죠. 그러나 그걸 자꾸 독립이라는 말을 해 가지고 자기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로운 시장 경제를 손해받고 싶지 않은 거죠.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지금도 대륙에서 일을 하고 있단 말이에요.


강준영ㅣ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집권 여당인) 민진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중략) 독립, 독자성 이런 걸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민진당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도 현상 유지가 1번인 거죠. 그러니까 민진당이든 국민당이든 다 현상 유지, 다시 말해서 안정적인 양안관계를 가지고 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대목에 굳이 (중략) 독립이라든가, (중략) 독립에 준하는 행위를 해서 중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거예요.


양안관계 '험로'…긴장 높아질지 지켜봐야



물론 즉각 반발하는 중국의 대응만 놓고 봐도 향후 양안관계가 출렁일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중국 상무부는 타이완산 폴리카보네이트 반덤핑 조사에 나선 데 이어, 타이완에 무기를 판 보잉에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6대가 총통 취임식 전날부터 24시간 동안 타이완해협 중간선을 넘어 타이완 영공에 진입하는가 하면, 해협 인근에서 작전하는 중국 군함 7척이 탐지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앞으로도 말로 공격하는 '문공(文攻)', 무력으로 협박하는 '무하(武嚇)는 물론이고 경제 압박 등의 수단도 수위를 조절해가며 계속 동원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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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미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고 미국이 개입한 경우,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10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경 3,000조 원이 줄어드는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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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경제적 피해 규모가 GDP의 23.3%, 타이완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며, 한국 반도체 산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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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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