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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與 잠룡들, 직구공방 이어 與 당정관계 설전…원내지도부도 '변화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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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 각세우는 與 잠룡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례적 경고

아시아투데이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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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지은 기자 = 여권 잠룡들이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에 이어 당정관계를 두고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권 잠룡들 뿐만 아니라 원내지도부에서도 대통령실과 정부의 일방적 정책이 문제를 야기할 경우 거침없이 비판하겠다는 입장을 내는 등 국민의힘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수직적 당정관계'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한동훈→오세훈→유승민 '잠룡들' SNS 논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도 있지만, 불가피하게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때는 최소한도 내에서 정교해야 하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방향은 맞다는 것만으로 좋은 정책이 되지 않고, 선의로도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사례는 많다. 그러니 더 정교하자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이 같이 남겼다.

정부는 지난 16일 해외 직구 80개 품목의 KC인증 규제 도입을 발표했다가 국민 반발이 이어지자 사흘만에 철회하고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당선인, 한 전 위원장이 정부 정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날 정부 편에 서서 "유해 물질 범벅 어린이 용품이 넘쳐나고 500원 숄더백, 600원 목걸이가 나와 기업 고사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손 놓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라며 "함께 세심하게 살펴야 할 때에 마치 정부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쓴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은 오 시장이 여당 중진들의 '처신'을 언급한 것을 두고 "서울 시장께서 저의 의견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던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늘 보도에 나온 고연령 시민들에 대한 운전면허 제한 같은 이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남겼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 '건강한 당정관계에 관하여'라는 글을 남기며 한 전 위원장의 의견에 '답장'을 보냈다.

그는 "SNS로 얼마든지 의견을 낼 수 있다. 저는 얼마 전 우리 국민의힘이 대통령 눈치보는 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면서도 "여당 정치인들이 SNS로 의견제시를 하는 것은 가급적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남겼다. 이어 "중진은 필요하면 대통령실, 총리실, 장차관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고 협의도 할 수 있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통로는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처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한 전 위원장의 지적에 수긍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한 전 위원장과 오 시장이 한 차례씩 의견을 주고받은 후 오 시장을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당초 주제였던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SNS만 남았다"고 남긴 것이다. 그는 "자기가 SNS 하면 건강한 거고, 남이 SNS 하면 보여주기만 횡행한다? 대체 이건 무슨 억까(억지로 까기) 심보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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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유승민 전 의원/정재훈 기자, 유경준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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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당정 협의없이 설익은 정책? 주저 없이 강한 비판할 것" 경고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의 관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년 간 국민 여론 수렴 절차나 당과 사전 소통 없이 급작스럽게 중대한 정책을 발표했다가 비판에 직면하고, 이를 철회·축소한 일이 반복돼 왔는데 당에서 최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흘러나오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당정 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주저 없이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직구 규제 논란처럼 앞으로 주요 민생 정책 입안 과정에서 반드시 당과 사전 협의를 거치라는 의미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정부가 이끄는 대로 정책이 추진되고, 당은 정책을 홍보하거나 뒷수습과 두둔의 목소리만 냈던 것과 정 반대의 분위기다.

앞서 정부는 2022년 7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방침을 발표했다가 역풍에 정책을 철회했다. 지난해 주 69시간 근무제, 수능 킬러 문항 폐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등 정부가 당정협의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당이 수습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대통령실이나 정부가 밀어붙인 정책에 대해 당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 '내부 총질'로 몰아세우는 '심기경호'도 심심찮게 펼쳐졌다.

이 같은 분위기는 4·10 총선을 앞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이어졌다. 당시 의대정원 논란과 관련, 당에서 증원 분을 2000명으로 못박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수차례 대통령실에 보냈지만 묵살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정부는 2000명이란 숫자를 밀어붙이다 의료계의 반발 끝에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한걸음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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