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왼쪽)이 19일(현지시간) 동아제르바이잔주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기 위해 헬기에 탑승해 있다.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을 태운 헬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이란 국영TV IRINN 캡처/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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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스라엘 랍비들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일을 놓고 "신의 응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가 비상착륙하자 이스라엘의 여러 랍비는 공개적으로 '신의 개입'이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랍비 메이어 아부트불은 페이스북에서 "개(dog)", "테헤란의 교수형 집행자" 등 표현으로 라이시를 비판했다.
아부트불은 이번 추락은 신의 처벌이라며 라이시가 "유대인을 교수형에 처하고 싶어했기에 신이 헬리콥터 추락으로 그를 비롯해 이스라엘을 혐오하는 탑승자 전체를 바람에 흩어지게 해버렸다"고 주장했다.
다른 랍비인 벤 아치도 이번 사고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신이 더는 안 된다고 했으니 스스로를 불쌍히 여겨라. 당신은 그를 화나게 했다"고 했다.
랍비 이츠하크 바츠리는 라이시 대통령을 성경 속 악인 '하만'에 빗댔다. 하만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재상이던 인물이다. 유대 민족을 학살하려는 음모를 꾸민 유대인의 민족적 원수로 통한다.
바츠리는 SNS에 글을 올려 "악인 하만이 헬기 사고로 다쳤다"며 "신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라는 성경 시편 구절을 인용했다.
이들 랍비의 발언은 20일 이란 정부가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기 전 나온 것이다. 라이시 대통령이 과거 이스라엘과 홀로코스트(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 등에 대해 한 발언 탓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는 보도했다.
지난 2022년 라이시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홀로코스트가 있었다는 흔적들이 있다. 하지만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홀로코스트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말로 이스라엘 측의 반발을 샀었다.
19일(현지시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탄 헬기 추락 사고 현장인 이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지역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자욱한 안개 속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이란 내무부는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이 탑승한 헬기가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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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라이시 대통령은 불의의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오전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부통령이 주재한 긴급 내각회의 후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오후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후 타브리즈의 정유공장 현장으로 향하다 변을 당했다.
그가 탑승한 헬기는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가까운 디즈마르 산악지대에 추락했다.
당시 함께 이륙한 헬기 총 3대 중 나머지 2대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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