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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사리 반환은 김 여사가 결정적 역할" 169일만 대중행보 나선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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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전 경기 양주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해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으로부터 회암사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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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169일 만에 대중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는 19일 오전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했다. 지난 16일 153일 만에 한·캄보디아 정상회의 오찬에 참석하며 공식 일정을 재개한 김 여사가 본격적인 외부 행보에도 나선 것이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협의가 시작돼 지난달 보스턴미술관에서 한국으로 반환된 가섭불·정광불·석가불·나옹선사·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한 것을 기념해 열렸다. 돌아온 사리는 양주 회암사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일제 강점기 때 불법 반출돼 보스턴미술관에 전시돼왔다. 이날 기념식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과 종회의장 주경스님, 봉행위원장 호산스님을 비롯해 불교계 주요 관계자 400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모셔진 사리는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지만, 이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오는 길은 힘들었다”며 “한·미 관계가 더 가까워지면서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회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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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해 미술관이 소장한 사리와 사리구를 관람하고 있다. 이중 사리는 반환됐고, 사리구는 대여를 위한 협약서 추진이 진행 중이다. 사진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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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선 윤 대통령만큼이나 김 여사의 이름이 자주 호명됐다. 2009년 양국 간 사리 반환 논의가 시작돼 2013년 최종 결렬된 협의 재개의 물꼬를 지난해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했던 김 여사가 텄다. 당시 김 여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며 사리 반환 재개를 요청했고, 지난해 11월 약 10년 만에 양국 간 반환 논의가 시작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사리 반환 경과를 세심하게 챙겨왔다”고 말했다.

이날 봉행위원장을 맡은 호산스님은 인사말에서 “특히 100여 년 만에 모시게 된 사리 이운 불사의 대공덕주이신 영부인 김건희 여사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조계종 진우스님도 법어에서 “김 여사께서 이운 승인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김 여사는 사전 환담회에서 “환지본처는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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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역에서열린' 제44회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어머니, 학생들과 입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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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불교계의 간곡한 요청으로 김 여사가 행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날 다섯 페이지에 달하는 보도자료를 내며 사리 반환 과정에서 김 여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김 여사가 잠행을 깨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후 한 번도 빠짐없이 찾은 것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임 기간 3년 연속 5·18기념식에 간 건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정부 고위 인사가 아닌 5·18 유가족과 후손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 공연을 보던 중 눈물을 흘렸고, ‘님을 위한 행진곡’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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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18 기념사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던 윤 대통령은 올해 기념사에선 “정치적 자유는 확장되었지만,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이 있다”며 불평등 해소를 통한 경제적 자유의 확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불평등이 불러온 계층 갈등, 기회의 사다리가 끊어지면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가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며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고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오월의 정신을 이 시대에 올바로 계승하는 일이며 광주의 희생과 눈물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념식에서 퇴장하며 양재혁 5·18 유족회장에게 “잘 챙기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미 윤 대통령은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수차례 공언했다. 개헌은 국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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