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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지구 온도 1도 오르면 전세계 GDP 12% 감소...전쟁 피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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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지구 온도가 1도 오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2%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가디언에 따르면 하버드대 경제학과 에이드리언 빌랄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디에고 칸지그 교수가 작성한 이런 내용의 논문이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BER) 사이트에 실렸다. 논문은 "지구 온난화가 입히는 이런 경제적 손실은 한 국가의 지속적인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버금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전까지 관련 연구에선 지구 온도 1도 상승 시 세계 GDP가 1~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연구에선 특정 국가나 지역의 온도 상승을 통해 전체 결과를 추정했지만, 이번 논문에선 연구 대상을 지구 전체의 기온 변화로 확대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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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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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지난 120년간 173개국에서 나타난 온도와 풍속, 강수량 등을 바탕으로 GDP와 인구·소비·투자·생산성에 관한 정보를 결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지구 온도 상승은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는 극단적 폭염과 가뭄·홍수 등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투자와 국민 소득이 감소하고, 생산성이 하락했다.

유엔(UN)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인류가 지금 같은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2040년 내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논문과 협의체의 전망대로라면 2040년 내에 세계 GDP가 12%나 증발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번 논문은 또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3도 오를 경우 전 세계의 생산·자본·소비가 50% 넘게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50년간 기후변화로 이미 실질 구매력이 감소했으며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평균 구매력은 지금보다 37% 더 높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문에선 탄소가 1t 배출될 때마다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이 1056달러(약 143만원)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앞서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추산한 190달러(약 25만원)보다 6배가량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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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체코에서 발생한 산불.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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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 델라웨어대 연구진의 지난해 11월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2022년 세계 GDP는 1.8%(약 1조5000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기후변화로 열대지방인 동남아와 남아프리카의 GDP는 각각 14.1%, 1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년간 기후변화에 따른 저소득·중소득 국가들의 GDP 손실분은 총 21조 달러(약 2경8400조원)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지구 온도 상승이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란 연구 결과는 국내외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달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는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온난화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되면 2049년 세계 평균 소득이 최소 1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계속 상승할 경우 한국의 GDP는 2100년경 2.0∼5.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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