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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지구온난화의 경제적 영향…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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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버금가는 피해 가져 올 수도”

지구온난화로 지구 온도가 섭씨 1도씩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2%씩 감소하며 전쟁에 버금가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기존에 통상적으로 여겨지던 수준보다 6배가량 더 심각하다고 봤다.

영국 가디언은 하버드대 경제학자 에이드리언 빌랄과 노스웨스턴대 디에고 칸지그는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지구 온도가 2100년쯤이면 3도 상승해 전 세계 생산 및 자본, 소비가 50% 넘게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이 정도의 경제적 손실은 “한 국가 안에서 끊임없이 전쟁이 이어져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에 버금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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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랄은 “경제성장이 있더라도 이번 세기 말이면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없었을 상황과 비교해 50% 수준으로 더 빈곤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꿔 말하면 소득이 배로 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50년 사이에도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빌랄은 논문에서 지난 50년간 지구온난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평균 구매력은 현재보다 37% 더 높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구매력 하락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급속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논문이 분석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손실의 규모는 그간 미국 등 각국 정부가 추정해 온 손실 규모에 비해 약 6배 높은 수준이다. 앞서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탄소가 1t 배출될 때마다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190달러(약 25만원)로 추정했는데 이번 논문은 이 비용이 톤당 1056달러(약 143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빌랄은 해당 비용은 단지 개별 국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닌 보다 더 ‘전체적인’ 분야를 전 지구적으로 산출한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폭풍, 홍수 피해액을 비롯해 작물 수확량 감소, 근로자 생산성 저하 및 자본 투자 감소 등의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논문은 기후변화로 유발된 경제적 영향이 전 세계적으로 균일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적었다. GDP가 낮은 개발도상국은 국민 소득이 낮은 상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성 저하를 겪어야 하는 만큼 연구진은 미국 등 선진국이 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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