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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지구 생물 대멸종 5번 모두 '기후 변화' 탓…6번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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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북반구에 봄이 오면 남아시아에선 벌써 폭염 소식, 캐나다에선 전례 없이 번지는 산불 소식이 들려온다. 여름으로 접어들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북반구 전체가 폭염, 산불, 홍수로 들썩인다. 겨울에는 남반구에서 유사한 소식이 들려온다. 더위, 비, 눈, 태풍, 산불은 대체로 이를 겪는 지역에서 오랜 기간 익숙해진 현상임에도 최근 '극단적', '돌발'이라는 수식이 붙은 예측 불가 상황으로 치달으며 인명 피해를 수반하고 있다. 더불어 사막 기후인 두바이에 폭우가 내리는 등 보기 드물었던 기상 현상도 빈발한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폭염, 폭우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높인다고 보고 있다.

당장 뚜렷한 사계절에 단련된 한국 사람들도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더는 들어맞지 않게 된 겨울, 너무 긴 장마나 전례 없는 폭염 및 폭우를 동반한 여름을 겪으며 기후 변화나 기후 위기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주변의 평범한 이들로부터 이로 인한 미래 세대의 곤란과 현 인류의 상상을 뛰어넘는 파국을 걱정하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책 <인류는 대멸종을 피할 수 있을까?>(신인철 지음·다정한시민 펴냄·208쪽)를 보면 그러한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한양대 생명공학과 교수인 저자는 기후 위기와 멸종에 대해 다룬 이 책에서 지구를 휩쓴 다섯 차례 대멸종의 원인은 기후 변화였다고 설명한다. 지구 역사상 첫 대멸종은 약 4억4000만 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말에 지구 냉각화와 온난화가 연달아 닥치며 일어났다. 냉각화로 남극에 대규모 빙하가 형성되며 해수면이 낮아져 얕은 바다에 살던 해양 생물이 멸종했고 이후 냉각화가 갑자기 온난화로 전환되며 또 다른 대멸종이 찾아 왔다. 이 시기 산호, 삼엽충, 필석의 많은 종들을 포함해 85%의 생물종이 멸종했다.

이후 3억6000만 년 전 고생대 데본기 말엔 양치식물 등이 번성하며 대규모 광합성을 시작하는 등 지구 온도를 올릴 수 있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고갈되는 요인이 늘며 지구 냉각이 일어나 또다시 완족류와 삼엽충을 비롯해 75%의 생물종이 멸종했다. 이외에도 초신성 폭발로 유발된 지구 오존층 파괴에 따른 자외선 유입과 화산 활동의 영향도 거론된다고 한다.

가장 큰 규모의 대멸종으로 고생대와 중생대를 가르는 기준이 됐던 2억5190만 년 전 고생대 페름기 말 대멸종 땐 96% 생물종이 멸종됐다. 이 대멸종의 원인으로도 기후 변화가 유력하게 꼽힌다. 시베리아 지역의 활발한 화산 활동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가 대기 중으로 쏟아지며 산성비가 내리고 바닷물 산성화가 초래돼 생태계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두 차례 대멸종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던 삼엽충이 이 시기 완전히 멸종했고 암모나이트도 대부분 이 때 멸종했다. 당시 지구상에 살았던 곤충 중 가장 몸집이 큰 곤충들도 이때 멸종한다.

2억 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말엔 대규모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급증으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된 것이 유력한 대멸종 원인으로 꼽힌다. 폭풍, 산불이 늘고 바닷물 산성화가 진행되는 지속적 온난화와 더불어 화산 활동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함께 분출된 이산화황 가스가 수증기와 결합해 황산 에어로졸(연무)을 만들어 태양빛을 막고 오존층의 붕괴를 일으킨 간헐적 지구 냉각화로 조개류, 산호, 거대 파충류 등 지구상 생물종 80%가 멸종했다. 추위에 적응한 공룡은 살아남았다고 한다.

마지막 대멸종은 6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일어났다. 현재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운석 충돌 여파로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가 대기로 방출됐고 먼지구름이 형성돼 해수면 온도가 7도까지 떨어지고 지상 온도는 거의 영하에 이르는 냉각 현상이 3년 이상 지속됐다. 앞선 대멸종 추위에서 살아남은 공룡들도 날 수 있는 종류(현재의 조류)를 제외하고 이 때 최후를 맞는 등 76%의 생물종이 멸종했다.

책 속에서 저자가 정리한 '대멸종 연대표'엔 약 100년 전부터 시작된 '인류세'가 포함돼 있다. 저자는 하루 10여 종씩 멸종이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추후 "여섯 번째 대멸종이 온다면 그것은 인간의 활동 때문에 촉발된 기후 변화로 인한 대멸종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앞선 다섯 번의 대멸종의 원인이 된 기후 변화는 "주로 자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었지만 현재 기후 변화의 원인은 "주로 인류의 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얘기다. "인간이 농업, 축산업, 공업 등으로 자연을 파괴하면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이산화탄소의 방출과 포집이 마치 "실내 온도 조절기"처럼 상호 길항 작용을 통해 10만 년 정도의 주기로 지구의 온난화와 냉각화가 반복되는 사이클을 만들며 지구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을 막아 왔는데 이 사이클이 최근 인간의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방출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화석 연료의 남용으로 화산 폭발 등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태우며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화석연료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다른 온실가스인 메테인(메탄) 가스가 발생한다. 인간의 고기 소비를 위해 사육되는 소의 트림 등으로 인한 축산업에서의 메테인 가스 방출도 상당하다.

저자는 "여섯 번째 대멸종을 가능하면 더 먼 미래로" 미루기 위해 화석연료 남용, 대규모 축산으로 인한 기후 변화를 "인간의 노력"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음식물 남기지 않기, 일회용품 쓰지 않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기 등 아주 간단한 실천도 반복된다면 의미가 있다.

"어차피 태양은 언젠가 꺼지고 지구는 차갑게 식어 멸망할 텐데 왜 그래야만 하느냐고요? 우리는 지구를 같이 빌려 살고 있는 다른 생물들과는 달리 미래를 예측하고 개척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있기 때문이에요. 지구에서 가장 훌륭하게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미래를 직접 제어해야 할 숙명이 주어져 있습니다."

청소년용으로 펴낸 책인 만큼 분량이 짧고 쉽게 설명돼 있지만 핵심 내용이 충실히 담겼다. 도도새, 스텔러바다소, 주머니늑대 등 최근에 멸종한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선을 잡아 끌기도 한다. 이 동물들의 멸종엔 사냥, 식민지 '개척'에서 비롯된 타 지역 생물 유입에 의한 생태계 파괴 등 인간의 활동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됐다.

저자가 제시한 기후 변화를 막을 개인적 실천에 몇 가지를 덧붙이자면,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세계 360명가량의 기후 과학자들에게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행동을 물은 결과(복수 응답) 70%가 넘는 응답자가 "강력한 기후 대책을 공약한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것"을 꼽았다. 절반 이상이 "비행 및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이동 수단 이용을 줄이는 것"을, 30% 가까이가 "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을 꼽았다. 20%가량의 전문가들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캠페인이나 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 있다고 봤다.

프레시안

▲신인철 저 <인류는 대멸종을 피할 수 있을까?> ⓒ다정한시민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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