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사업성 저하, 조합원 부담 늘어
분담금·이주비 마련, 고령자 주거불안정 우려
현 주택연금 단점 보완 새 주택연금 도입 필요
개발이익 반영·분담금 용도 개별 인출 허용 등
정비사업의 수입-지출 구조정비(자료=건산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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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 집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정비사업형 주택연금 도입(안)' 보고서를 냈다.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공사비와 금리, 주택시장 상황이 과거와 같은 환경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정비사업지 내 고령 조합원 비율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활한 정비사업비 조달과 고령자 주거안정 제고 방안의 모색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현금자산이 부족한 조합원들은 입주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분담금 대출과 이주비 대출의 원리금(이하 분담금 대출 등)을 상환한다. 소득이 적은 고령 조합원들은 분담금 대출 등의 상환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자금 마련 부담으로 완공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고 임대 또는 처분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건산연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비사업형 주택연금' 도입을 제안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현재 주택금융공사가 운영중인 상품은 관리처분인가 전 단계까지, 이전고시나 소유권보전등기가 완료된 이후에 가입이 가능하다"며 "관처 전 단계에서 가입하면 개발이익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주비나 분담금 대출에도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주택연금은 정비사업 후 분양받은 주택의 가치를 재평가하지 않고 기존 담보가치에 분담금을 단순 합산해 담보가치를 재산정한 후 월 지급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주비 대출 조달도 제한이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담보 주택에 선순위 근저당을 설정하고 있어 주택연금에 가입한 조합원은 이주비 대출을 받는데 제약이 생긴다. 주택금융공사가 특례 전세보증을 제공하지만 한도가 3억원으로 제한된다.
건산연은 현재 주택연금 제도 보완책으로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주택완공 후 개발이익을 담보주택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주비와 분담금 조달 관련 문제를 개선하고, 개별인출금 사용 용도에 분담금 등을 포함하는 방안, 분담금 대출 등 상환 시점과 주택연금 가입· 개별인출 가능 시점 간의 불일치를 해소해야한다고도 했다. 사업 과정에서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택연금 가입 자격 불확실성도 제거해야 한다.
정비사업형 주택연금 2가지 모델(자료=건산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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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은 주택연금 상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두 가지 ‘정비사업형 주택연금’ 상품 모델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주택완공 후 신규가입형'이다. 분담금 용도로 개별인출이 불가능하고, 분담금 대출 등 상환 시점과 주택연금 가입·개별인출 가능 시점 간의 불일치, 사업 과정에서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택연금 가입 자격이 불확실한 한계를 개선할 수 있다.
두번째는 '기존가입형'이다. 담보주택 가치에 주택완공 후 실현되는 개발이익을 미반영하고 이주비와 분담금 조달 어려움, 분담금 용도로 개별인출이 불가능한 단점을 개선한 상품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현행 주택연금에서는 원칙적으로 가입 후 동일주택에 대한 담보가치 재평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비사업의 특수성과 공익적 효과를 고려한다면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비사업은 주거환경 개선과 자산가치 상승을 목적으로 비용을 들이고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주택단지와 기반시설 조성 노력을 통해 가치가 향상된다는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산연은 정비사업에 적합한 주택연금이 도입되면 고령 조합원들의 분담금 조달이 원활해져 동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분쟁을 줄여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과 주택공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연금으로 고령자의 주거 안정 뿐 아니라 생활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공사비, 금리, 주택시장 상황이 과거와 같이 정비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좋은 시절은 다시 오기 힘들 것"이라며 "뉴 노멀’한 정비사업 추진 환경 속에서 원활한 사업추진과 고령층 둥지내몰림 개선을 함께 달성할 수 있기 위한 방안으로 정비사업형 주택연금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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