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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작은 모스크바' 찾은 푸틴 "불가분 파트너십으로 중국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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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열린 러-중 엑스포 및 러-중 지역 간 협력 포럼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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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빈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동방의 모스크바’로 불리는 헤이룽장성 하얼빈을 찾았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이날 제8차 러시아-중국 세계박람회(엑스포) 개막식과 제4회 러시아-중국 지역 간 협력 포럼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베이징에 이은 두번째 방문지인 헤이룽장성 성도 하얼빈을 찾아 제8회 러시아-중국 엑스포 개막식과 제4회 러시아-중국 지역 간 협력 포럼에 참석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동맹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에 저렴한 친환경 에너지를 중단 없이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양국의 불가분한 파트너십은 양국 경제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에너지 안보를 안정적 보장하며 새로운 산업과 고임금 일자리 창출을 촉진한다”며 “국민에 대한 삶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하얼빈을 양국 교류와 연대를 간직한 도시라고 평가하면서 농업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농업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농업 분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양자 무역의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생산 부문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 군사 연구 기관으로 꼽히는 하얼빈공업대학도 찾아 학생과 교직원들을 만난다. 하얼빈공대는 미국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혐의로 2020년 미국 상무부 제재 목록에 올랐다. 중국과 러시아가 오랜 시간 과학 연구를 협력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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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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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땅'에서 '협력의 땅'으로



이번 푸틴 대통령의 하얼빈 방문 일정엔 한정 국가부주석이 함께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분야 부총리를 비롯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리 세친 최고경영자 등 정·재계 인사 20여 명이 동행했다.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의 중심지 중 한 곳인 하얼빈은 러시아와 밀접하게 얽힌 도시다. 작은 어촌이던 하얼빈은 1898년 러시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잇는 동청철도를 만들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인도 한때 15만 명 넘게 거주했고 현재도 성 소피아 성당 등 러시아풍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하얼빈이 속한 동북지역은 중국과 러시아가 영토 분쟁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1969년 무력 충돌 당시 중국은 핵무기 사용까지 고려할 정도였다. 하지만 탈냉전 이후 국경 협의를 맺었고 2004년 국경 분쟁을 마무리 지었다. 미 CNN은 “동북 지역은 중국과 러시아가 오랜 국경 갈등을 가진 곳이지만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의 극동 지역과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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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국가예술센터에서 열린 중러 수교 및 중러 문화의 해 개막 75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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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러시아, '강한 동맹' 과시"



미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서방 세계 제재로 고립된 러시아가 ‘강한 동맹’이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시드니 소재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의 동아시아 선임연구원 리처드 맥그리거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끌어안은 것은 양국 및 두 지도자 사이가 긴밀하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도록 압박하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깜짝 방북설’이 제기됐던 푸틴 대통령의 다음 행선지는 베트남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겐나디베즈데트코 주베트남 러시아대사는 15일 하노이에서 열린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베트남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베트남 최고권력자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 3월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며 공식적인 초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시진핑과 파리올림픽 휴전 논의"



한편 17일 타스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올림픽 휴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최근 유럽 순방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여름 파리 여름올림픽 기간 중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공동 제안했었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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