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후보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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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6일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출되자 우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민심보다 ‘명심(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중)’ 경쟁에 열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축하를 전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려가 앞선다”며 “선출 과정에서 보인 ‘명심 팔이’ 경쟁에서 국익과 민생에 대한 걱정보다, 국회를 이재명 대표의 방탄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고 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민주당 내 후보들은 ‘명심이 곧 민심’ ‘형님이 국회의장 적격이라 말해’ 등 중립 의무를 저버리는 듯한 발언으로 이 대표를 향한 충성 경쟁에만 열을 올렸다”며 “총선 후 민주당이 보여준 일련의 모습에서 ‘여·야 협치’는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생 없는 국회, 당 대표 한 사람을 위한 방탄 국회로 또다시 전락시킨다면, 결국 엄청난 민심의 역풍에 직면할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 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 국민은 없었고 오로지 이 대표만 있다”며 “‘명심은 민심’이라며 해괴망측한 국민 기만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사무총장은 “이 대표에게 국민은 없고,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막아줄 방탄막과 대권 고속도로를 깔아줄 호위무사가 필요할 뿐”이라며 “‘국민의 국회’가 아닌 ‘이재명의 국회’가 됐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누가 되든 그 ‘명심’이 없었으면 됐겠느냐. 어떤 형태로든 ‘명심’이 작용했다고 보여지고 그분들 자체가 민심을 받르겠다는 것보다 ‘명심’을 받드겠다 했기 때문에 굉장히 걱정이 크다”고 했다.
나경원 당선인도 이날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원식 후보도 오늘 아침 이 대표 마음이 본인에게 있다고 했기 때문에 ‘명심’이 어디 있었는지 마지막에는 모르겠지만 이 대표가 결정하는 식의 의장이 아니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명심’이 마지막에 우 후보로 가서 결정된 거라면 더 큰 우려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추 당선인의 낙선을 아쉬워하는 반응도 나왔다. 강경파인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되면 거대 야당의 폭주가 현실화하면서 국민의힘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도 명심을 따른다고 하지만,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되면 어떤 일이 펼쳐질지 우려해 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선출이 유력시 됐던 추 당선인이 낙선하는 이변이 생기자 국민의힘에서는 내부 쇄신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추 당선인을 국회의장으로 뽑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며 “중도층을 향한 민주당의 변화가 두렵다. 패배한 우리보다 승리한 민주당이 더 먼저 변하고 있다.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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