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창의성 짓밟지 않아"…애플 아이패드 광고 저격 나선 삼성

'언크러쉬' 광고 SNS 게재…갤탭 보며 부서진 기타 연주

'예술·창작 조롱' 비판 받은 '크러쉬' 아이패드 광고 저격

삼성전자가 '창작자 조롱' 비판을 받은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를 저격한 '언크러쉬(Uncrush)' 광고를 SNS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삼성모바일US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가 '창작자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은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를 저격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삼성모바일US)은 15일(현지시각) 공식 SNS를 통해 '언크러쉬(Uncrush)'라는 제목의 짧은 광고 영상을 게재했다.

광고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부서진 기타를 들고 연주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이 여성은 다양한 색의 페인트가 흘러나와 묻어있고, 여러 물건들이 부서진 잔해 위에 앉아 갤럭시탭 S9 울트라로 악보를 보며 기타를 연주한다.

해당 광고는 "창의성은 부서지지 않는다(Creativity cannot be crushed)"라는 문구와 함께 종료된다. 삼성전자는 SNS에 광고 영상을 게재하며 "우리는 결코 창의성을 짓밟지 않는다(We would never crush creativity)"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광고는 최근 뭇매를 맞았던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를 정면으로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7일 '렛 루스(Let Loose)' 행사에서 '박살내다!(Crush!)'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광고 제목을 '언크러쉬'라고 명명한 것도 애플과 대조적인 모습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광고 영상에는 주로 인간의 창작 활동과 관련된 레코드 플레이어, 피아노, 카메라, 메트로놈, 기타, 트럼펫, 책, 게임기, 장난감, 페인트통, 조각상, 지구본, 브라운관 TV 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같은 창작 물픔들을 강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유압프레스가 모두 파괴하는 모습이 담겼다.

모든 창작 물품들이 파괴된 뒤 남은 자리에는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만이 멀쩡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모든 아날로그 창작 제품 대신 오직 아이패드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 광고의 골자였다.

[서울=뉴시스] 창작자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은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 프로 광고. (영상=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삼성전자의 언크러시 광고 영상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여성이 앉아있는 자리는 애플 광고 속 모든 창작 물품들을 파괴한 유압프레스 위다. 이 또한 삼성전자가 '우리는 애플과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인 셈이다.

애플의 광고가 공개된 이후 일각에서는 "기존의 창작자들을 조롱한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아이패드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창작을 조롱하는 인상만 강하게 느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논란이 제기되자 애플은 광고에 대해 빠르게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해당 광고의 TV 게재도 취소했다. 토드 마이런 애플 마케팅 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사용자들이 아이패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무수한 방법을 기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광고로 그 목표를 놓쳤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애플이 이례적인 사과에 나설 정도의 논란이 불거진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빠르게 흐름을 탄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 신제품이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격 광고를 선보이면서 논란을 상기시키고, 이와 함께 갤럭시탭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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