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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미래·키움·메리츠證, 1분기 실적 ‘악화’…2분기도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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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증권사, 1분기 당기순이익 1조1636억…전년比 7%↓

미래에셋·키움·메리츠證, 전년比 순이익 하락…최대 30% 급감

영업 환경 악화·부동산 정책 이슈에 “2분기 실적 전망 깜깜이”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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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5대 증권사 실적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면 모두 악화됐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해외 대체투자 손상차손 등 리스크 요인을 피하지 못했단 평가다. 투자업계에선 다가오는 2분기도 변동성 심화에 따라 수익성 제고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057억원 대비 약 7% 감소했다.

5대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전체 순익 지표 하향을 이끌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전년 대비 28.4% 감소한 170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떨어졌다. 아울러 매출액도 8.5% 줄어든 6조2798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 감소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해외 대체투자 자산 손실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충당금 관련 비용 및 투자자산 평가손실 규모는 1분기 대손비용 240억원, 투자부동산손상차손 275억원이 발생했다. 김대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해외투자부동산과 관련한 시장 우려를 잠식시키기에는 일정 기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1265억원, 영업이익은 155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7%, 35% 감소한 수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환경에 맞서 더욱 보수적인 리스크관리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마찬가지다. 키움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2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줄었다. 다만 직전 분기 1892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이 호실적을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901억원이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보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만이 순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3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18억원으로 36.5% 늘었다. 삼성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2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16억원으로 2.9% 줄었다.

해당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이 성장한 이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업의 영향으로 증시가 상승하면서 올 1분기 국내주식 일평균 시장거래대금이 2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었다. 이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중심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채권 및 발행어음 판매로 금융상품 잔액이 크게 증가한 점을 비롯해 수익증권 판매 증가로 판매수수료 수익도 상승했다”며 “ECM·DCM 부문의 고른 실적과 PF부문 신규 딜 증가로 인한 IB수익 증가 등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증권사간에 순이익 등락이 상이하게 엇갈린 가운데, 투자업계에서는 오는 2분기 업계 전체적인 실적 부진을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실적 제고에 성공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순이익 악화 우려는 피하기 어렵단 얘기다. 업권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까지 암초로 남아있어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연초부터 지난 3월까지는 시장금리가 안정적으로 평가됐기 때문에 트레이딩이나 운용부문의 수익이 괜찮게 나왔다”며 “그러나 지난달을 기점으로 미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재점화됐고,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 요인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대형이나 중소형 증권사 모두 비슷하지만, 당국의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으로 채무보증액이 크거나, 신용평가사에서 자산의 질이 낮다고 평가한 증권사들이 충당금 여파를 크게 받을 것”이라며 “해외 부동산 만기가 계속 돌아오면서 추가로 손실을 인식하는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결론적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된 점과 정책적인 이슈 등으로 증권사들의 비용 인식이 높아져 악재가 가중되고 있다”며 “당장 다가오는 2분기 전망은 어둡게 바라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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