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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여름 앞 공공요금 인상설…가스는 올리고, 전기는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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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요금 정상화 시점 고심



4월 총선까지 억누른 전기·가스요금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름을 앞두고 인상설이 나오는 가스료와 달리, 전기료는 인상을 또 미룰 가능성이 크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가스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시급하다”며 “적절한 인상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언급이지만 총선 이후 달라진 정부 기류도 반영됐다. 실제 지난달 말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에 5월부터 가스 도매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기재부도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고심하다 막판에 동결했다.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공급비로 구성된다. 원료비는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단가, 공급비는 한국가스공사 등 공급업자의 제조시설·배관 등에 대한 투자·보수 회수액이다. 공급비는 매년 5월, 원료비는 홀수달마다 조정한다. 가스료는 지난해 5월 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한 뒤 ‘난방비 고지서 폭탄’ 등 논란을 겪으며 1년째 동결했다.

5월 가스료 인상이 물 건너갔지만 7월에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름철은 겨울보다 가스 수요가 줄어 인상 부담이 적어서다. 물가 충격에 따른 여론의 저항도 줄일 수 있다. ‘7월 인상론’이 나온 배경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5월에 가스료를 동결했지만, 7월 이후 인상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전기료는 상황이 다르다. 전기는 여름철 냉방과 맞물려 수요가 급증한다. 더구나 올해는 폭염을 예측하는 상황이다. 가스료와 달리 여름철에 전기료를 올리면 리스크로 작용한다. 특히 전기료는 소비자 물가를 구성하는 358개 품목 중 가중치가 여덟 번째에 달할 정도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스료는 5~6월 중 인상 폭을 검토해 7월부터 인상하고, 전기료는 여름이 끝나는 9월에야 재논의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료를 다루는 가스공사와 전기료를 다루는 한국전력공사의 경영 상황에 온도 차가 있는 점도 변수다. 최근 한전은 과거와 달리 원가보다 비싼 값에 전기를 팔아 이익을 내고 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299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올해 2021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202조원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다소 나아지고 있다. 월간 물가상승률이 3% 안팎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한전의 경영 위기’를 이유로 급하게 전기료를 올릴 명분이 떨어진다.

반면에 가스공사의 가스 원가보상률은 80% 수준이다. 수입한 LNG 원가의 80% 선에 가스를 공급하는 바람에 팔수록 적자 신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가격이 폭등했지만, 판매 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가스공사의 지난 1분기 미수금(未收金)은 14조1997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4129억원 늘었다. 2021년만 해도 3조원을 밑돈 미수금 규모가 최근 급등했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일종의 영업 손실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절대 부채 규모는 한전에 비해 작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가스료 인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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