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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 (월)

“지금은 적수가 없다” 한동훈 당권 막을 유일한 변수…친윤이냐 비윤이냐, 아니면 반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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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앞두고 韓 당대표 출마설
윤석열-한동훈 관계가 변수일 전망
일각선 “이미 사이 안 좋아” 판단도


매일경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한민국 살리기’ 제22대 총선 파이널 총력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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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후 첫 메시지를 봐야 한다. 지금은 평가하기가 조금 이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친윤(親윤석열계)과 비윤(非윤석열계), 또는 반윤(反윤석열계) 중 어느 쪽에 가까우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4·10 총선 이후 잠행 중인 한 전 위원장이 정계에 복귀하면서 던지는 첫 메시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한 위원장이 ‘지금의 당정 관계는 안 됩니다’고 하면 반윤이 될 수도 있고, 총선 후에 ‘대통령이 잘못해서 졌습니다’고 했을 수도 있지 않나”라며 “지금까지는 그러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보고) 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오는 7월 초 또는 중순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직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 직후 두문불출하던 그가 자택 인근 도서관과 식당 등에서 속속 목격되는 것을 두고 정계 복귀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 후보였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지난 12일 만찬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한 전 위원장의 자택 인근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후 한 전 위원장이 정계 인사와 만난 사실이 확인된 건 원 전 장관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당대회 등 당 상황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지자들이 열광한 것은 물론,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그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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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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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저와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왔다”고 표현할 만큼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03년 광주지검 검사와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신분으로 대검찰청의 옛 중앙수사부 5대 그룹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함께했다.

이후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에서, 2017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또 2022년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으로 함께했다. 친윤도 모자라 ‘찐윤(진짜 親윤석열계)’, 또 윤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데서 ‘윤석열 키즈’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을 정도였다.

두 사람은 한 전 위원장이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한 총선 전 4개월여간 여러 차례 충돌했다.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 황상무 전 수석의 발언, 친윤계 인사들의 공천을 둘러싼 갈등,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총선 결과에 대통령실과 공동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제 책임”이라며 짧게 답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대통령실로부터 오찬 초대를 받았음에도 건강상 이유로 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용산과 갈등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까닭에 그를 친윤과 비윤, 반윤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해야 하는지가 정치권에서도 관심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이미 반윤으로 돌아섰으나, 대외적으로 드러내기에는 어려울 수 있단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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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22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피격된 천안함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통령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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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대표라는 게 기본적으로는 당대표지만, 대통령과 교감 역시 중요한 자리 아닌가”라며 “만약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되면 표면적으로라도 용산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당대회 전에야 모르겠지만, 이후에는 좋으나 싫으나 한배를 타는 것”이라며 “22대 총선에서도 대통령실발(發) 악재가 표심에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당대표가 바보처럼 당의 분열을 주도할 리는 없다. 제 살 깎아 먹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현행 당원투표 100% 룰이 당대표 선출에서 이변을 만들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총선 참패에 따른 당 쇄신을 위해 전당대회 룰을 3대7(여론 비율 30%, 당원 비율 70%) 또는 5대5(여론 비율 50%, 당원 비율 50%)로 바꾸자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온다.

현재로서는 방식과 관계없이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딱히 적수가 없어 보인다. 당원이나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세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비윤 또는 반윤으로 기울어질 경우 엄청난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다름 아닌 ‘윤심’이다.

예컨대 국민의힘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3대7 룰을 당원투표 100%로 변경한 바 있다. 친윤계가 역선택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웠기 때문인데 이때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던 김기현 당시 당대표 후보가 과반의 지지로 당선됐다. 이른바 ‘윤심’을 등에 업고 쟁쟁한 경쟁자들을 압도한 것이다.

인지도가 높았던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가 무산됐고, 안철수 의원이 패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면 그가 대통령실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낼지, 또 당대표 선출 방식이 어떻게 될지가 전당대회의 관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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