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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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뇌물을 공여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등 명목으로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총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오후 열린 김 전 회장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또 업무상횡령과 증거인멸 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요청하는 등 모두 합쳐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특혜를 받기 위해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과 정치자금을 주고, 거액의 자금을 북한에 송금하는 데 가담했다”며 “또 이 전 부지사의 부탁으로 쌍방울그룹 내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범죄 증거를 없앴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의 범행이 중하긴 하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뉘우치고 대북송금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했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에 노력한 사정과 쌍방울그룹 자금 횡령 등 기업 범죄로 추가 구형이 예정된 사정을 참작했다”고 최종 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의 매제 A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에겐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했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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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측 “대북송금으로 경제적 이득 얻은 것 없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그룹 법인카드와 법인차량을 제공하고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 등으로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뇌물 2억6000여만원의 포함)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2월 구속기소됐다.
또 2019년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조선노동당 민간기구인 조선아태위에 대납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와 별도로 쌍방울 그룹 임직원 명의로 세운 5개 비상장회사(페이퍼컴퍼니) 자금 538억원을 횡령하고, 그룹 계열사에 약 11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2019년 1월17일 이화영(오른쪽에서 두번째)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송명철(가운데)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김성태(왼쪽 두번째)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왼쪽 첫번째)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과 만찬장에서 양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 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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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 측은 최후변론에서 “검찰은 이 사건이 기업과 정치인의 검은 유착관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지만 한반도 평화와 한민족 공동체 화합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한 일”이라며 “대북송금 등으로 피고인이 어떠한 경제적 이득도 얻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법인카드 제공 등은 공무원의 직무와의 대가관계가 아닌 이 전 부지사와의 오래된 친분에서 비롯된 일이고, 800만 달러 대북송금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불과할 뿐 공무원의 직무 행위나 정치자금 제공과의 관련성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도 최후진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사건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직원들이 다들 상처를 잊어가고 있다. 모든 사건의 책임은 제게 있으니 다른 이들은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기업범죄 혐의와 이 전 부지사와 연관된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과 대북송금 의혹(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를 분리해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이 전 부지사의 선고기일이 내달 7일로 지정됨에 따라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이 공범 관계인 사건의 심리를 우선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12일 열린다.
최모란·손성배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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