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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마음에 등을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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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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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불교적 관점에서는 사바세계이자 오탁악세汚濁라고 부른다. 무릇 생명이 있는 존재인 유정有情과 생명성이 없다고 보는 돌, 쇠와 같은 무정無情의 존재로 이루어진 곳이 사바세계이자 욕계라 불리는 세상이다. 욕계 중 인간을 포함한 유정물들은 탐진치의 삼독심으로 돌아가는 세계다. 욕심내고 성냄이 존재심을 만족시키는 기본 동력이 된다는 얘기다. 행복과 고통은 한 몸이라 내 마음을 스스로도 모를 적이 많다. 존재적 실상의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점심시간에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도 늘 결정장애다. 마음은 항상 널을 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초월적 존재에게 의존하고 싶어진다.

기독교 신자들이 기도할 때 보면 이런저런 원願을 올리다가 맨 나중에는 "나의 뜻대로 마옵시고 하느님의 뜻대로 하옵소서."이다. 욕망으로 가득 채워진 인간의 에고가 원하는 것이 답이 아닐 것이라는 전제로 느껴진다. 욕망과 화와 어리석음으로 버무려진 우리 인간의 마음에 등불을 비춘 성인들은 마음이 요물이라는 것을, 조건 따라 변하고 변덕스럽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래서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물을 스스로도 퍼올리고 마시는 방법을 가르켜 주었다.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존재의 실상을 안다는 것과도 통한다. 그리되면 세상이라는 외부 환경은 그저 대상일 뿐 나라고 할 것이 없는 마음 장난에 속지 않는 여여함을 알게 한다. 이것은 반야지혜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으며 반야지혜를 일깨워 준 분이 석가모니부처님이시다. 그 분이 오신 날, 사월 초파일이 아름다운 날인 이유다. "고타마시여, 당신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이 제가 복福받은 자인 이유입니다."종사르 켄체 린포체의 이 고백을 되뇌며 올해도 마음에 등을 달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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