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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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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여사 수사’ 檢 지휘라인 전원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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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호 중앙지검장, 부산고검장으로… 후임 이창수, 尹 검찰총장 때 대변인

‘디올백-도이치’ 수사지휘 2명도 교체

김주현 민정수석 임명 6일만에 단행… 野 “金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 비판

동아일보

檢간부 전격인사, 중앙지검장 교체… 이원석 검찰총장, 지방 일정 취소하고 서울로 이원석 검찰총장(왼쪽 사진)의 지시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법무부가 수사를 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 사진) 등 검찰 지휘부를 교체하는 인사를 13일 발표했다. 검찰 안팎에선 “김 여사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총장은 지방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오후 서울로 복귀했다. 뉴스1·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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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의혹과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모두 교체됐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내는 등 ‘친윤 검사’로 분류되는 이창수 전주지검장(53·사법연수원 30기)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13일 이런 내용이 담긴 검사장·고검장급 39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디올백 사건과 관련해 전담수사팀 구성과 신속·엄정 수사를 지시한 지 11일, 윤 대통령이 김주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임명한 지 6일 만에 전격 단행됐다.

약 2년 동안 김 여사 사건을 총괄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54·29기)은 부산고검장으로, 디올백 사건을 지휘하는 김창진 1차장검사(49·31기)와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맡고 있는 고형곤 4차장검사(54·31기)는 각각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과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이동했다. 김 여사 수사를 총괄했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승진 인사’를 통해 전면 물갈이된 것이다.

이날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가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김 여사에 대한 출석 통보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박현철 2차장검사(53·31기)가 서울고검 차장으로, 김태은 3차장검사(52·31기)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지휘부가 모두 바뀌게 됐다.

이 총장의 참모 역할을 하는 대검 간부도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52·28기)와 양석조 반부패부장(51·29기)을 제외한 6명이 대거 교체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장은 김유철 서울남부지검장(55·29기)이 맡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장에는 박영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50·31기)을 승진 발령했다.

검찰 내부에선 지난해 9월 인사 이후 약 8개월 만에 발표된 이번 인사가 시기적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정쟁의 한복판으로 끌려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김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앞에서는 반성을 말하며 뒤로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라고 지시하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의 검찰 장악력 유지를 위한 이번 검찰 인사는 국민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검찰 인사는 민정수석실 신설과 특별한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檢 고위간부 인사에… 與 “한동훈 라인 퇴조” 野 “金여사 방탄 서막”

대통령실은 “따로 코멘트 않겠다”


“상대적으로 친한(친한동훈) 그룹으로 분류된 검찰 라인의 퇴조로 보인다.”

김주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취임 6일 만에 단행된 이번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두고 여권에서는 이 같은 평가가 대체적으로 나온다. 검찰총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이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일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위원장이 총선 국면에서 강하게 충돌한 뒤 갈등이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단행된 인사에서 이 같은 기조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검사장급)이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하면서도 핵심 수사에서 손을 떼는 이번 인사가 일정 부분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올 1월 윤-한 1차 충돌 당시 일어난 ‘한 위원장 사퇴 요구’ 국면 때도 송 지검장을 고검장으로 영전하되 일선 수사에서 손을 떼는 방향의 검찰 인사가 검토된 바 있다”며 “1차 갈등이 봉합됨에 따라 이 같은 인사가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권과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그간 이원석 검찰총장을 향해 “취임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유독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불만이 감지돼 왔다. 여권의 한 인사는 “전임 정부 인사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 주요한 구조적 부패 수사에 성과를 내지 못했던 상황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검찰 인사에 대해 “따로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존 김 여사 관련 수사 라인이 2선으로 후퇴하는 이번 인사를 두고 야당이 특검법 추진을 강조하는 가운데 22대 국회 국회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선인과 윤 대통령의 구원(舊怨)도 주목된다. 추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해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의 측근을 대거 좌천시킨 2020년 1월 고위간부 인사를 관철시켰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당시 장관이었던 추 의원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며 비판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로 성남FC 사건 등 야당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심복을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은 기어코 김 여사를 성역으로 만들라는 시그널로 읽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반드시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해내 윤석열 정부가 무너뜨린 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창수의 전주지검은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채용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한다며 참고인 가족에게까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불법적 수사를 자행해 왔다”고 비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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