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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의료지원 없이 출생하는 아이 5명 중 1명…엄마도 아이도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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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조용한 응급 상황: 죽어가는 여성들' 보고서

분쟁, 기후 변화에 따라 전 세계 아동 5명 중 1명이 의료 지원 없이 출생하고 있다. 산모의 조산과 사산, 임신 합병증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13일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펴낸 글로벌 보고서 '조용한 응급 상황: 죽어가는 여성들(Silent Emergency: Women Dying)'을 인용 보도했다. 보고서는 분쟁과 기후 변화가 모성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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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지원을 통해 병원에서 출산한 소말리아 여성 [사진출처=세이브더칠드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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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 세계인구전망 등을 토대로 올해 의료 시설 밖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전체의 22.2%인 2800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의사, 간호사, 조산사 등의 도움 없이 세상에 나오는 경우도 2400만명(17.9%)에 달했다. 출산 과정에서 의사, 간호사, 조산사 등 숙련된 출산 전문인력의 참여는 안전한 출산을 보장하고 잠재적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의료시설에서의 출산은 산모와 신생아의 생존율 향상 차원에서 핵심 모성 보호 서비스다.

하지만 분쟁, 기후재난, 인도주의적 긴급 상황이 모성 건강을 위한 노력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게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적이다. 특히, 분쟁 지역의 경우 임신부가 의료진 참여 없이 아이를 낳아야 확률은 37%로 비분쟁 지역(12%)보다 3배가량 높았고,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 분만할 확률은 44%였다.

전쟁으로 지난해 10월 7일부터 올해 4월 초까지 관련 시설·인력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최소 435건 발생한 가자지구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보건 시스템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후변화로 폭염과 산불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면서 조산, 사산과 임신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했다. 소말리아의 경우 최악의 기후위기에 처했고, 세계 최악의 아동 분쟁 피해국 10위 내 진입했으며, 전 세계에서 출산 의료 서비스 이용률이 가장 낮다. 결국 소말리아 여성 중 31.9%만이 의료 인력의 도움으로 출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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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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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현지 병원에서 출산한 32세 여성 라마(가명)씨는 "몇 시간의 진통이 있었지만, 건강한 아기를 낳았고 퇴원 전에는 간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모유 수유 등 필요한 내용을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전 세계에서 약 28만 7000명의 여성이 임신·출산 과정에서 예방 가능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 보고서 참여 전문가집단은 각국 정부가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재정을 지원, 기초 보건 서비스와 포괄적 성·생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을 통해 아동과 여성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보건 정책옹호 책임자 마리온카 폴은 “분쟁 지역과 기후 변화의 중심에서 아동은 첫 숨을 쉬는 순간부터 고통받고 있다. 엄마와 아기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들과 신생아를 잃는 고통을 겪는 산모들이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소외되고 위험한 지역에 사는 여성까지, 모든 여성은 의료 서비스와 교육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 우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룬 진전을 포기한다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은 여성과 아이들이다. 지금 바로 행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세계적 기후학자 380명 중 80%가 금세기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전보다 최소 섭씨 2.5도 이상 상승해 재앙적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도 이상 오를 것이라는 응답도 40%를 넘었다.

이에 비해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온난화 제한선인 1.5도 상승 목표를 충족할 것이라고 본 기후학자는 6%에 그쳤다. 상승폭 1.5도는 과학자들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수치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2100년까지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전 대비 2도 이내,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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