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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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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엔저에 질린 외국인, 日증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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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150엔 이하에 外人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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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밝혔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 225 지수는 올해 14% 상승했다. 그러나 달러 기반 투자자의 경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3%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밝혔다. 반면 S&P500 지수는 올해 9.5% 상승했고, 홍콩 항셍 지수 달러 기준 수익률은 1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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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한 행인이 일본 도쿄 시내에 설치된 증시 시황판을 쳐다보고 있다. 이날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장중 4만1000선을 돌파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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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 밤바 블랙록 일본 액티브 투자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통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며 "글로벌 투자자들과 일본에 대해 얘기할 때, 확실히 모든 사람이 외환(FX)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는 전통적으로 일본 증시를 이끌었던 수출 기업들의 이익을 증대시켰다. 그러나 엔화 약세로 일본 소비자 지출과 기업 수입 비용 부담을 가중한다는 우려로 인해 닛케이 지수는 최고점 대비 6% 이상 하락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며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밤바 책임자는 엔화의 미래 가치는 일본은행(BOJ)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더 많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70엔선까지도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130~135엔 수준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엔·달러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지난 10일 엔·달러 환율은 155.4엔선이었다. 밤바 책임자는 이에 대해 엔화가 저평가된 것이라며 적정 가치는 현재 수준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수준은) 쉽게 말해 130엔대"라며 "엔·달러 환율이 150엔 이하로 떨어지면 해외 투자자들이 시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일본 정부가 두 차례 시장에 개입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밤바 책임자는 엔화 약세가 국가나 소비자 생활비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골칫거리'이기 때문에 엔화 가치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본다. 또 BOJ가 오는 7월이나 10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밤바 책임자는 최근 통화에 대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기조가 확실히 바뀌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조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투자자들도 BOJ가 엔화 가치 상승을 위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 뱅가드 그룹은 일본 금리가 연말까지 0.75%로 오른다고 예상한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0.25%씩 세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헤지펀드들은 엔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밤바 책임자는 일본 주식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이다. 중동 지정학적 갈등과 Fed의 매파 기조 등 거시적 요인이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를 약화시켰지만, 기업 개혁과 일본 국내 투자 및 임금 인상 등 효과로 시장 펀더멘털이 여전히 강하다는 설명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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