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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울산 조선업계 절반은 하청노동자…"낮은 임금이 가장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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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하청노동자 실태조사…주민 3명 중 1명은 '하청 가족'

연합뉴스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노동강도와 경력에 비해 임금이 너무 적으니까, 퇴근하고 배달을 뛰는 사람도 있어요."

울산에서 조선업에 종사하는 하청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수준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동구는 지난해 12월부터 하청노동자 지원계획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 용역의 중간 보고서를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동구지역 조선업 종사자 4만1천584명 중 55.1%(2만2천917명)는 하청노동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동구 인구(15만2천여 명) 중 3분의 1(약 5만 명)은 하청노동자이거나, 그 가족일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

하청노동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기준 응답자들의 임금 수준은 월평균 331만원이었다.

이는 응답자들이 원하는 적정 임금(월 438만원)보다 107만원 낮은 수준이다.

'직장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말엔 응답자 78.5%가 '낮은 임금'이라고 답했다.

하청노동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중요한 과제로는 '임금 인상'이 89.4%로 가장 많았다.

성과금 동일 적용(59.3%), 정규직 채용(33.7%), 근속 보장(18.7%) 등이 뒤를 이었다.

임금 체불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30.9%, 4대 보험료 미납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36.4%에 달했다.

일하다 다친 경우 공상 처리(회사에서 치료비만 받는 것)만 받는다고 답한 비율이 63.1%로 가장 높았고, '산재 처리한다'는 비율은 21.3%에 그쳤다.

건강보험 등 '자비 치료한다'는 응답(19.7%)도 적지 않았다.

산재 처리를 하지 않는 이유는 '경미해서'가 63.1%로 가장 많았고, 회사에서 신청하지 말라고 권유(22.7%), 불이익 우려(22.7%), 산재 인정까지 소요 시간과 불안정 우려(18.9%)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를 위탁 수행한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동구 주민 3분의 1을 차지하는 하청노동자들의 노동 문제를 주민의 권리로 이해해야 한다"며 지자체 차원의 종합 지원정책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청노동자 현황 파악 및 소통망 구축, 권익 보호 위원회 설치, 전담 부서 신설,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센터 역할 강화, 노사협의회 활성화, 주거비 지원, 포괄임금제 금지, 산업재해 지원방안 마련 등 5대 정책과제·16개 세부 과제도 제안했다.

앞서 동구는 이런 내용을 토대로 지난 9일 지역 노동정책 전문가 등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청노동자 지원계획 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전국 최초로 제정한 하청노동자 지원 조례에 따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연구 조사를 진행했다"며 "토론회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용역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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