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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네타냐후 압박했던 바이든…‘기밀 정보’ 공유로 이스라엘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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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하마스 지도부 은신처 정보 제공 약속”

“인질 석방하면 내일이라도 휴전” 하마스 압박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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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이스라엘에 공격용 무기 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을 막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강온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라파 전면전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하마스 지도부 은신처와 숨겨진 땅굴 위치 등 기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강조해온 하마스 절멸이라는 목표 달성을 도우면서도 무고한 민간인 피해는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를 탈출하는 가자지구 주민이 머물 수 있는 캠프 수천 곳 건설과 식량과 물, 의약품 공급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WP는 “이 같은 제안은 지난 7주간 미국과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이 라파 군사 작전 규모와 범위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익명의 미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비공개 논의 때는 미국의 경고를 진지하게 들었다”며 “약 80만명을 대피시키기 전엔 이스라엘군이 라파로 돌진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요구대로 하마스 압박에도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스라엘은 휴전이 하마스에 달렸다고 말했다”며 “만약 하마스가 원한다면 우리는 휴전 협상을 내일이라도 끝낼 수 있고, 휴전은 내일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휴전 협상 결렬 책임을 하마스에 돌린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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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6일(현지시간)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맞아 예루살렘 세계홀로코스트 추모센터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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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방영된 CNN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이스라엘군)이 라파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에서 사용됐던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용 무기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같은 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고폭발성 탄약 1회분 배송을 일시 중단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필요하다면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우겠다”며 “이스라엘이 홀로 서도록 강요받는다면 홀로 서겠다”고 반발했다. 외신들은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 관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면서 양측의 충돌을 예의주시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과 결정은 갑작스러운 이스라엘과의 단절로 보기 어렵다”며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개월 간 노력의 냉혹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3개월이 넘도록 라파를 침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그들은 아직 ‘제한된 작전’ 이상의 공격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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