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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서울 3개 대심도 빗물터널 공사업체 겨우 구해…연내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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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광화문·도림천 빗물터널…공사비 상향 후 1곳씩 입찰

애초보다 1년 늦은 2028년 완공…시간당 100㎜ 이상 비도 견뎌

연합뉴스

신월 대심도 빗물터널 점검
(서울=연합뉴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0일 신월 대심도 빗물터널을 찾아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2024.5.10.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재작년 서울에 극한호우가 내려 수해가 발생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3개 대심도 빗물터널 공사가 연내 가까스로 시작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0일 홍수기를 앞두고 서울 양천구 신월 대심도 빗물터널을 점검했다.

지하 40m에서 양천구 신월동에서 목동 목동빗물펌장을 잇는 길이 3.6㎞ 대형 터널인 신월 대심도 빗물터널은 저류량이 32만t으로 시간당 100㎜ 비가 내려도 일대가 침수되지 않게 방어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8월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가 침수되고 관악구 도림천이 범람해 큰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와 서울시는 강남역, 도림천, 광화문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건설하기로 했다.

강남역 대심도 빗물터널은 시간당 100~110㎜, 광화문과 도림천 터널은 시간당 100㎜ 호우가 쏟아져도 수해를 막을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새로 건설될 대심도 빗물터널들은 구조적으로 신월 터널과 다르지 않지만 예산이 훨씬 많이 들고 공사 난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 깊은 곳으로긴 하지만 도심을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서초구 용허리근린공원에서 반포유수지까지 이어질 강남역 대심도 빗물터널(연장 4.2㎞) 사업비로 5천386억원, 종로구 효자동공영주차장에서 청계천으로 이어질 광화문 터널(연장 3.4㎞) 사업비로 3천298억원,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한강으로 가는 도림천 터널(연장 4.5㎞) 사업비로 5천5억원이 책정됐다.

앞서 신월 대심도 빗물터널 건설(2013~2020년)에는 1천380억원이 투입됐다.

사실 서울시는 2011년 집중호우로 수해를 겪은 후 강남역과 광화문을 포함해 7곳에 대심도 빗물터널 건설을 계획했었다. 이후 시 정권이 바뀌면서 신월 터널만 추진돼 완공됐다.

이번에도 빗물터널 공사를 맡겠다는 건설사가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애초 3개 빗물터널 총사업비로 9천억원이 책정됐다. 이후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서울시는 3개 빗물터널 총사업비로 1조4천103억원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가 1조2천52억원으로 감액했다.

이후 2차례 공사업체 입찰이 모두 유찰되면서 총사업비가 1조3천689억원으로 재조정됐다. 이에 터널별로 1곳씩 입찰한 업체가 나와 현재 이 업체들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적은 공사비에 유찰이 거듭되면서 3개 빗물터널은 올해 12월에야 착공돼 원래 계획보다 1년 늦은 2028년 12월에 완공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고금리 상황에 건설자재와 인건비가 급등하고 건설업계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빗물터널 공사를 맡겠다는 업체가 나오지 않아 총사업비를 올렸다"라면서 "향후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재정적으로 탄탄한 덕에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심도 빗물터널을 홍수대책으로 추진할 수 있지 다른 지자체는 엄두도 못 내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지역이 서울 강남역 일대였으니 정부가 대심도 빗물터널 같은 대규모 토목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빗물터널의 홍수예방 효과가 크다면 서울 외 지역에도 서둘러 추진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재 경기 부천시가 약대오거리 일원에 빗물터널 설치를 추진 중이나 저류량이 3만8천t으로 서울에 추진되는 터널들보다 훨씬 작다.

수도권 외에선 부산 동래구 온천천 빗물 배수시설(저류량 40만t)이 사실상 유일하게 추진 중인 사업으로 알려졌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호우는 인간이 막을 수 없지만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는 얼마나 잘 준비하고 대응을 철저히 하느냐에 따라 예방이 가능하다"라면서 "전국 침수우려지역에 대해 예방시설을 정비·확대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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