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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전쟁 와중에 "4대 경제 대국 만들겠다"는 푸틴, 그의 꿈은 망상일까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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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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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2살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각 지난 7일, 취임 선서와 함께 집권 5기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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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ㅣ러시아 대통령
나는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고 보호하며, 러시아의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할 것을 맹세합니다.


지난 2000년에도, 2004년에도, 2012년과 2018년에도 푸틴 대통령은 한결같이 '종신 집권'을 향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지난 1999년 12월 옐친 전 대통령이 조기 퇴임하면서 권력을 잡은 그는 이미 대통령 4번과 총리 1번을 지냈는데, 실권을 유지한 기간만 따져도 25년가량 됩니다. 그리고 이번 집권으로 그는 2030년까지, 그리고 개헌을 통해 확보한 또 한 차례의 기회까지 활용한다면 2036년까지 무려 36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됩니다.

'현대판 차르'를 자임하는 푸틴 대통령의 5기 집권 시기, 과연 러시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푸틴의 당찬 '취임 일성'…"세계 4대 경제 대국 만들 것"



우선 푸틴 대통령의 '취임 일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임기 내에 러시아를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친 뒤 새 임기 국정 과제를 담은 '국가 발전 목표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령에 따르면, 러시아는 2030년까지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4위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위해 러시아의 GDP 성장률을 세계 평균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당국에 주문했습니다.

즉, 푸틴 대통령은 전쟁 와중에도 어떻게든 4대 경제 대국을 만들어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셈인데, 사실 이러한 자신감 넘치는 취임 일성은 러시아의 주요 경제 지표가 서방의 예상과는 달리 나름 선방해 온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김영진ㅣ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작년이나 올해까지 러시아 경제는 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그런 추세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다고 볼 수가 있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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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온 러시아의 국내총생산은 지난해 2~3분기 들어서는 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4월 5일 발표된 러시아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2분기 -3.5%까지 떨어졌던 수치는 점점 더 개선되면서 3분기 -2.8%, 4분기 -1.8%로 차츰 올라서다가 2023년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5.1%, 5.7%로 껑충 뛰어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집계된 4분기 수치도 보면, 4.9%로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적어도, 이 지표만 봐서는 서방의 제재가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정민현ㅣ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장
사실 제재 효과가 좀 작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러시아 경제에 있어서 적어도 단기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게 순수출이고, 그 순수출에서도 중요한 게 화석연료를 얼마나 잘 수출하느냐입니다. 물론 서방은 그런 화석연료의 수출을 최대한 막는 방향으로 제재를 디자인하긴 했지만, 예비적인 수요는 증가한 반면 러시아의 수출은 제대로 막지 못했기 때문에 가격은 오르고 파는 양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순수출이 오히려 증가하게 되었고,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대러 제재의 경제적 영향이 좀 낮았던 상황이긴 합니다.


"서방의 제재 영향,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봐야"



그렇다고 서방의 제재가 아예 영향이 없다고 봐야 할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단지 지금까지 단기적으로는, 가시적으로 큰 영향이 나타나진 않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러시아 경제에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게 저희에게 자문해 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2014년 이후 산업 구조 전환과 질적 성장을 위해 힘을 쏟기 시작했는데, 서방의 제재가 바로 이러한 러시아의 노력을 옥죄는 방식으로 설계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즉,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러시아 경제가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구조적 성장의 목표를 좌절시키는 데 서방의 제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정민현ㅣ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장
러시아 경제는 최첨단 또는 고부가 가치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노력을 해왔고요. 그런데 지금의 제재는 그러한 최첨단 기술을 요하는 제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형태로 디자인이 되어 있습니다. 저희 연구에 따르면, 대러 제재 지수가 1 증가할 때마다, 쉽게 말해 거의 새로운 제재가 하나 발표될 때마다, 러시아의 산업 생산이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약 6개월 동안 0.7% 정도 줄어들었는데, 이러한 효과가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서방의 금융 제재는 러시아 경제가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구조적인 전환이라든지 질적 성장을 달성하는 것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경제 지표들도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매우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푸틴 대통령이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염두에 두는 상황이라면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재는 물론이거니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노동력이 부족한 현상도 악재입니다. 전쟁이 길어지고, 또 대러 제재도 장기화된다면 이것이 러시아 경제에 구조적인 악영향을 미쳐 잠재 성장률을 떨어뜨릴 개연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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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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