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목사 "직무관련성 없었다" 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오후 2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최 목사에 대한 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앞서 김 사무총장은 최 목사를 주거침입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재영 목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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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 사무총장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최 목사)은 20대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 간 통화했던 '7시간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자, 김 여사 측이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와 이명수 기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한 것에 대한 불만을 품고 철저히 기획한 시나리오에 공익보다 사익을 위해 서울의 소리와 모종의 딜을 하고 사건 진행 및 불법 촬영 등에 임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낳게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사무총장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명품백이나 몰카 촬영에 사용된 손목에 찬 시계에 내장된 소형 카메라 등을 서울의 소리 측이 준비했다고 밝힌 사실을 지적하며 "공익적 목적보다 보복과 이익을 동반한 치밀한 계획범죄라는 합리적 의심을 증명한다"라고도 했다.
그는 "인사 청탁이 의심돼 국민의 알권리와 국정농단을 막기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증거 채집을 위해 영상을 촬영했다는 피고발인의 발언은 본질을 왜곡하고 국민을 기만한 사기극"이라며 "이 과정에서 피고발인이 불법 영상을 촬영한 사실은 주거침입, 대통령실 경호원 보안 검색을 뚫고 들어간 사실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에 해당된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같은 시각 또 다른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대표도 최 목사에 대한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앞서 홍 대표는 청탁금지법 위반, 무고 등 혐의로 최 목사와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 이명수 기자를 함께 고발했다. 백 대표는 오는 20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당시 홍 대표는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은 평소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등에게 허위인신비방과 모욕, 명예훼손을 일삼은 자들"이라며 "피고발인들은 앞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통화녹음으로 인한 명예훼손 사건으로 인해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앞두고 여론이 수세에 몰리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특검법 정치공세에 가세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몰래 촬영한 선물공여 과정 영상을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하고 언론에 유포함으로써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인신모독과 명예훼손 행위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고발인들이 공모해 저지른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은 '국민의 알권리'라는 명분하에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고의와 악의로 명예훼손하고 비방하기 위한 범죄행위로, 특히 피고발인들이 사전에 공모해 손목카메라까지 장착하고 선물공여를 몰래촬영한 행위는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청탁공여행위에 해당되는 바, 청탁금지법 등 관련법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홍 대표는 "피고발인들은 자신들의 선물공여 행위를 법적으로 문제삼기 위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대검찰청에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라며 "현행 청탁금지법에서 피고발인들이 선물을 공여한 김 여사는 처벌받지 않고 공여자가 처벌된다는 사실과 대통령이 헌법상 형사소추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고의로 훼손하고 모독하기 위해 고발행위를 남발하고 이를 다시 언론에 유포한 바, 피고발인들의 이 같은 행위는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명예와 권위를 손상시켜 국격을 추락시키고자 한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중대범죄행위로 명예훼손과 모욕죄, 무고죄 등 관련법에 따른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최 목사가 저술한 책의 내용과 과거 최 목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을 때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북한인권법 제정에 반대하는 등 활동을 벌인 진보성향의 단체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NCCK)가 경찰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최 목사를 옹호했던 점 등을 최 목사의 '반정부 친북종북행각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 목사가 북한체제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서울의 소리', 'NCCK' 등 반보수세력의 지지를 받는 모습은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라며 "그러니 '몰카공작'은 공익목적보다는 본인의 이념 문제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목사는 전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2022년 9월 김 여사를 찾아가 명품백을 선물할 당시 직무관련성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명품 가방을 건넨 동기에 대해 "김건희 여사의 부정부패 현장을 공적 영역에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취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직무관련성은 없었던 것이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앞서 서울의 소리 측은 김 여사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김 여사와 최 목사가 나눈 대화 중에 통일 관련 내용이 들어가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는데, 정작 최 목사 본인은 직무관련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
최 목사의 이 같은 태도는 검찰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검찰은 다음주 최 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는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것이 금지돼 있다. 나아가 공직자가 아닌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람 역시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제공했을 경우에만 청탁금지법위반죄가 성립한다.
이번 사건에서 직무관련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이유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가정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직무관련성이 중요하다"라며 "그분이 말하는 것을 갖고 직무관련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최 목사와 서울의 소리 측에 편집되지 않은 사건 당일 원본 영상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여사와 최 목사가 나눈 대화 내용 전체를 확인한 뒤에 직무관련성 유무에 대한 판단을 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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