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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제일약품 '자큐보'까지 합류 … P-CAB 3파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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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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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의 등장으로 국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치료제 시장에 3파전 구도가 완성됐다.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 펙수클루에 이어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자큐보'를 내놓으면서다. 기존에 2세대 치료제인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중심이던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P-CAB 중심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달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에 대한 품목 허가를 받았다. 급여 등재를 거쳐 연내 출시한다는 목표다.

자큐보는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PPI 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P-CAB 계열 신약이다. P-CAB 계열 치료제는 복용 즉시 빠른 약효를 볼 수 있는 데다 긴 반감기 덕에 위산 억제 작용이 지속돼 야간 속쓰림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 활성화되기 위해 위산이 필요한 PPI 제제와 달리 산에 의한 활성화를 요구하지 않아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든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P-CAB 계열 제제는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9127억원으로 2022년(8216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이 가운데 PPI 계열 제품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6951억원, P-CAB 계열 제품이 48% 늘어난 2176억원을 기록했다. 처방 규모는 PPI 계열 약물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성장세로 보면 P-CAB 약물로 시장의 중심축이 옮겨가는 양상이다.

이번 자큐보 허가로 P-CAB 제제의 경쟁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 P-CAB 제제 시장은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다만 성장세가 분명한 시장인 만큼 자큐보의 가세로 출혈 경쟁이 나타나기보다는 시장 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시장을 이끄는 건 선발주자 케이캡이다. 지난해 케이캡의 원외 처방액은 158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 P-CAB 처방의 70%가 넘는 규모다. 특히 2019년 출시 이후 케이캡의 연간 원외 처방액은 2020년 771억원, 2021년 1107억원, 2022년 1321억원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HK이노엔은 올해부터 케이캡 공동 판매를 위한 파트너로 보령과 손을 잡고 시장 1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케이캡은 첫 허가 당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을 확보한 데 이어 이후 위궤양 등 적응증을 총 5개까지 늘리면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 케이캡이 출시된 국가도 국내를 포함해 중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8개국에 달한다.

2022년 7월 출시된 대웅제약 펙수클루도 케이캡의 뒤를 빠르게 쫓고 있다. 출시 이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올 3월까지 누적 처방액이 833억원에 달한다. 펙수클루는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가운데 가장 긴 반감기 9시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약효 지속 시간이 길어 야간 속쓰림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대웅제약이 최근 종근당과 손잡고 펙수클루 공동 판매에 나서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마지막 주자인 자큐보도 빠르게 다음 스텝을 밟고 있다. 품목허가 직후인 지난달 26일 식약처로부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진행 중인 위궤양 관련 임상 3상에 더해 추가 적응증 확대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위식도역류질환에서 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위궤양 등으로 적응증을 넓히면 처방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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