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 서울 한 이동통신단말기 유통점을 방문한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애로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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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달을 맞아 갤럭시S24·아이폰15 시리즈를 '공짜' 또는 10만원대에 판매하는 불법 지원금 경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의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추진과 이통사 담합 조사에 따른 규제공백 속에 떴다방 식 불법 휴대폰 유통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1일부터 이른바 '성지점'으로 불리는 유통점과 일부 집단상가에서 치고 빠지기식 휴대폰 지원금 과다지급이 횡행하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 갤럭시S24울트라와 아이폰15프로가 0원에서 30만원까지 판매 가격이 내려갔다. 갤럭시S24울트라(512GB)의 경우 출고가가 184만1400원에 이동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은 50만원대, 전환지원금은 0~9만원대다.
공짜폰으로 판매할 경우 약 130만원대 불법지원금이 지급된 셈이다. 아이폰15프로 출고가 199만1000원에 공시지원금 40만원대 후반, 전환지원금 10만원대 임을 고려하면 공짜폰으로 판매할 때 불법지원금이 130만~150만원대까지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단통법이 폐지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통사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시지원금을 넘어선 지원금 지급은 단통법 위반이다.
성지점들은 0~30만원대에 최신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번호이동에 10만원 이상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6개월 유지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6개월간 70여만원을 내야 저렴하게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성지점들은 치고 빠지기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해당기간 인터넷 게시판에는 저렴한 가격에 휴대폰을 구입했다는 제보와 좌표를 묻는 게시물이 빈번하게 올라왔다.
이동통신 업계는 아직 전면적인 보조금 전쟁이 불붙은 '대란'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치고 빠지기· 떴다방 식으로 경쟁이 불붙었다가 지원금이 다시 내려가는 방식으로 경쟁했다.
이통업계는 5월 가정의달을 맞이해 불법지원금 경쟁이 빈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시지원금 확대를 통한 합법적 경쟁이 아닌 불법지원금 경쟁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이다. 공정위의 지원금 담합 조사 이후 시장은 규제 공백 상태나 다름없다. 시장 안정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통신사업자와 결성한 자율규제체계는 해체됐다.
문제는 단통법이 여전히 현행이라는 점이다. 이통사가 단통법을 위반해 불법 지원금 경쟁을 지속할 경우, 이용자 차별로 인해 방송통신위원회 과징금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떴다방식 공짜폰으로 인한 시장 불신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시행 중이면서도 불법지원금에 대한 관리감독이 멈춰 있는 모순적 상황이 지속되고 자율적 시장정화 노력마저 담합으로 규정당하고 있다”며 “떴다방 횡행에 이용자 혼선도 가중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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