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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송민택 교수의 핀테크 4.0] 디지털자산시장 확장과 대응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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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송민택 교수


현재의 디지털자산은 가상자산이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그 영역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증권형 토큰(STO),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탈중앙화 금융(DeFi),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외연이 확장되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맞춰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해외 주요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023년, EU는 포괄적인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도입했고, 영국은 기존 금융서비스시장법(FSMA)에 디지털자산을 포함시켰다. 미국은 행정명령을 통해 관련 규제체계를 정비 중이며,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들도 가상자산 규제와 더불어 STO, CBDC 등 디지털자산의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는 올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동법은 시장의 건전성 확보와 불법행위 차단을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도입, 불공정거래 금지, 이용자 자산 보호 강화를 담고 있다. 그러나 쟁점도 존재한다. 자본금 규정 및 인증 요건 등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콜드월렛 보관 비중 상향에 따른 입출금 편의성 저하와 보안 리스크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 가상자산 사업자의 실질 보유 의무화로 예치·운용업이 위축될 수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일부 쟁점에도 가상자산의 새로운 규제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이것이 완벽한 해법은 아니다. 앞으로 규제 정비와 더불어 산업 육성 및 시장 활성화에도 정책의 무게 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디지털자산에 대한 선제적이고 포괄적인 제도 정비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주요 현안을 짚어 보기로 하자.

첫째, 가상자산과 관련해 2단계 입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기관투자자 참여를 견인하기 위한 법인계좌를 허용함으로써 시장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신탁 및 운용에 대한 제도 합리화도 시급한 과제다. 이는 투자자 보호에 기여하고 국내에 가상자산 ETF 도입시 신탁 및 운용업의 활성화를 위한 필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가상자산의 변동성과 익명성 등 위험 요인에 대한 사전 대응책으로 인프라 고도화와 투자자 교육 강화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둘째, 증권형 토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관련법인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의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나 국회 변동 시기와 맞물려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STO는 디지털 기반 자본조달 환경 조성과 유동성 제고에 중요한 토대로 인식되고 있다. 빠른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셋째, 증권형 토큰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자산의 활용을 뒷받침하는 포괄적 규율체계도 서둘러 구축돼야 한다. 전통금융 시스템과의 연계 등 활용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도입을 위한 발행 요건 및 자금 운용이나 감독 체계 등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또 CBDC에 대한 기술 및 제도적 기반도 지속적으로 확충돼야 한다. 특히, ICO에 대한 전향적 검토도 요구된다. 물론 시장 질서 교란 및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한 안전 장치가 전제돼야 하지만, 혁신기업의 자금조달과 해외 유출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처럼 디지털자산이 다양한 자산을 아우르며 진화하는 가운데 금융혁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규제와 혁신의 균형이 필수다. 앞서 언급한 가상자산 2단계 입법, STO 법제화, 다양한 디지털자산의 규율체계 마련 등 시장 변화에 부응하는 제도가 신속히 정비되길 바란다. 아울러 생태계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정책 기관, 업계, 학계 등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기대한다.

송민택 공학박사 pascal@apthef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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