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12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분기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95억원)대비 25.4% 늘었다.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으로 수익성 지표로 떠오른 계약서비스마진(CSM)도 전년보다 49% 증가한 1986억원을 달성했다.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규모를 뜻하는 원수보험료는 1조65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브랜딩 전략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에 오른 뒤 3개월 만에 여성 친화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겠다며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연구소’를 출범시켰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에 특화된 건강 분야 서비스나 상품을 뜻한다.
연구소 출범 1개월 만에 나온 첫 상품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출시 3개월 만에 월평균 11억원 규모로 팔리며 성공을 거뒀다. 이 상품은 여성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특약과 출산 지원, 난임 케어 등을 보장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2.0′을 출시하는 한편, 고객을 대상으로 임신·출산과 각종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를 만들어 고객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보험 시장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우수한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더 많은 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모든 나이에서 여성의 생명보험 가입률이 남성보다 높다. 특히 60~65세의 경우 여성 가입률은 90% 안팎으로, 70% 수준인 남성을 압도한다. 글로벌 조사기관 ‘펨테크애널리틱스’는 2030년까지 펨테크 시장 규모가 973억달러(12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보험업계는 여성 전용 상품에 대한 시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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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여성 공략에 성공을 거두자 다른 보험사도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흥국화재는 5세 이상 딸을 둔 50세 이하 엄마에게 월 보험료의 2%를 할인해 주는 ‘흥Good 모두 담은 여성MZ보험’을 새롭게 선보였다. 유방암·자궁경부암·난소암·자궁내막암 등 여성특정암 진단을 받으면 지금까지 낸 보험료를 모두 돌려주는 파격도 선보였다.
DB손해보험은 간병이 필요한 환자 중 여성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간병인사용일당 상품에 가입한 여성 고객의 보험료를 대폭 인하했고, DB생명보험은 ‘레이디 더블케어 암보험’을 신상품으로 내놨다. NH농협생명은 이달 유방암·여성생식기암 진단비를 최대 5000만원 보장하는 ‘핑크케어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남성과 신체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이 차이를 보장해 줄 만한 보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라며 “한화손해보험 외 다른 보험사들이 경쟁에 나서면 시장이 커지고 관련 상품도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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