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포클로나야 언덕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사람들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노획한 군용 차량들을 살펴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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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 취임식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획한 전리품을 모스크바 시내에 전시하며 전과를 과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달 1일부터 한 달간 모스크바 포클로나야 언덕에 있는 전쟁박물관 광장에서 ‘러시아군의 트로피(전리품)’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노획한 서방의 무기가 시민에게 공개됐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던 에이브럼스 M1A1 전차를 비롯해 호주, 영국, 독일, 튀르키예, 스웨덴, 프랑스 등의 전차와 장갑차 등 군수 장비 34점이다.
이번 전시는 푸틴 대통령의 5선 취임식(5월 7일)과 러시아의 최대 국경일 중 하나인 전승절(5월 9일)을 앞두고 열렸다. 전승절은 1945년 5월 9일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곳에 전시된 러시아의 노획품 위에는 ‘승리!’라고 적힌 붉은 깃발 수십 개가 휘날렸으며 “우리의 승리는 필연적”이라고 적힌 거대한 전광판도 내걸렸다고 WP는 전했다.
지난해만 해도 전승절 행사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러시아군이 후퇴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축소된 규모로 진행됐다. 당시 전승절 퍼레이드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만들어진 T-34 전차 단 한대만 전시됐다.
그러나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의 지원은 지연된 데 반해 러시아는 군수 물자 제작에 박차를 가하면서 러시아군은 다시 전선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3일 러시아가 올해 1월부터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가 547㎢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 즈베즈다 TV는 서방 언론들이 이번 전시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의 엄청난 수치”의 현장이라고 평가했다면서 전시된 서방의 무기들의 성능이 형편없다고도 주장했다.
올해 전승절 행사도 보안상 이유로 전쟁 이전보다는 축소되어 열리지만,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은 예정대로 진행되며 참여 군인 숫자도 작년보다 늘어날 예정이다.
다만 모스크바에서 올해 전승절에는 불꽃놀이는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벨고로드 등 접경지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을 자극할 우려 등으로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불멸의 연대 행진도 온라인으로 대체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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