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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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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빅테크 주가 희비 이유는...“AI서비스 보유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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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구글·메타 등 AI인프라 투자만 44조원
MS, AI 구동 전력위해 재생 에너지 개발 투자도
구글도 AI 투자에 1000억달러 넘게 쓸 것 밝혀
AI서비스 없는 메타, 투자 확대가 곧 비용으로 인식
투자업계 “전략없고 비용 지출만 한다면 큰 우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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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 상승과 하락의 희비로 엇갈린 이유로 ‘인공지능(AI) 서비스’ 보유 여부가 꼽힌다. 올해 본격 사용도가 높아지는 AI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의 주가는 AI 인프라 투자 비중을 높이는대로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반영되지만, 아직 이렇다할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기업의 경우 인프라 확장이 비용으로 인식된다는 얘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MS와 구글의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린 반면, 메타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해 해석이 분분했다. 이같은 상반된 주가 흐름의 기저에는 AI 서비스를 보유했는지 여부에 따라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MS와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1분기 데이터센터와 기타 설비 등 AI 관련 인프라에만 44조 원을 투자했다. 특히 구글은 MS, 애플, 엔비디아에 이어 시가총액 2조원 시대를 열었고, MS도 장중 시가총액 3조원을 돌파했다. 이들 기업은 ‘AI 올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MS는 1일(현지시간) 재생 에너지 개발에만 100억 달러(13조89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글로벌 대체 자산 투자사인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브룩필드)와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AI 가동을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초 오픈AI와 함께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1000억 달러(약 134조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게 대표적인 예다.

구글도 올해 AI 관련 자본 지출만 전년 대비 50% 증가한 최소 48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구글은 지난달 열린 TED컨퍼런스에서 AI 기술 개발에 1000억 달러(약 139조원) 이상을 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들의 1분기 호실적과 함께 AI 투자를 늘리는 것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MS와 알파벳의 실적 발표는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AI 챗봇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에 대한 지출이 급증하고 새로운 AI 모델을 실험하는 것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켰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도 “MS와 구글이 막대한 돈을 들여 각각 챗GPT와 제미나이 등 AI 서비스를 전방위 지원하고 있는데, 실적까지 긍정적이라 시장이 불안을 넘어 약간의 기대감을 갖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메타의 상황은 다르다. 새 거대언어모델(LLM)인 ‘라마3’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AI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서 더 많은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메타에게는 시장 선두주자들이 명확한 상황에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곧 비용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수익의 대부분이 광고에서 비롯돼 광고 이외에 새 수익모델을 아직 구축하지 못한데 따른 두려움도 있다. 실제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급등했고, 순이익도 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7억1000만달러) 대비 2배가 넘어섰지만, 수익의 98%가 모두 디지털 광고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이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용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십억 달러를 더 투자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지출이 필요함을 밝히자, 시장에서는 리스크라고 받아들이며 장중 15% 넘게 급락했다. 범용 AI 서비스가 없는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곧 주가에는 독이 됐다.

RBC캐피털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AI 붐이 일어난 지 1년이 되어 가면서 기업의 지출을 해석하는 데 있어 투자자들의 분별력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전략은 없고 큰 비용만 지출한다면 우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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