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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한국·일본·호주협력·오커스 확장…촘촘해지는 인도 태평양 소다자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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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가져

한국은 쿼드와 협력 관심 표명도

헤럴드경제

조태열(오른쪽 두 번째) 외교부 장관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오른쪽 첫 번째)이 2+2회의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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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국과 호주가 2년 8개월 만에 개최한 외교·국방 2+2 회의를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소다자 협의체 확대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지를 놓고서 관심이 집중된다.

한-호주 외교·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이른바 2+2 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인태 지역의 안정과 번영, 규칙기반 질서와 국제법 등 이른바 '공동의 가치'를 둘러싸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한·일·호 3자 협력을 명시한 데 이어 대(對)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등 소다자 협의체에 대한 양측의 공감대가 관심 대상이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반기고,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며 "정부 및 1.5트랙(반관반민) 인도·태평양 대화를 통해 한일호 3자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인태 대화는 지난 1월 미국에서 한미일 간 처음 개최된 바 있다. 여기에 한일호 3자간 인태 대화도 공식화해 유사입장국간 인태 전략을 공유하고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호 인태 대화는 호주 측에서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커스 중 군사기술 개발협력 분야인 '필러 2' 관련 양국 협력 가능성과 관련해 양측이 공식 의제로 논의했다고 확인하고 호주 측이 비교적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점도 관심거리다.

앞서 오커스 측은 일본을 해당 분야 파트너로 꼽았고, 미국은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도 추가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분명 매우 인상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이미 기술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오커스 필러 2가 진전되면서 향후 기회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성명은 "양국은 오커스 파트너십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안보와 안정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한국은 오커스 국가들이 필라 2의 첨단 역량 프로젝트에 추가 파트너와 협력을 고려하고 있는 것을 환영했다"고 적었다.

양측은 한국과 쿼드 간 협력 추진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양국 장관은 성명에서 쿼드에 대해 "역내 국가의 우선순위와 필요를 지원하기 위한 긍정적이고 실용적인 의제를 환영했다"고 적시하며 한국의 외교·국방 장관이 쿼드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표명했고 호주 측이 "신흥기술, 보건,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보완적 강점을 환영했다"고 주장헀다.

한국과 쿼드간 기능적 협력에 초점을 맞춰 공조를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 기본 입장에 호주 측이 호응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다만 한때 한국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었던 쿼드 확장판인 '쿼드 플러스'에 대해서는 회원국간 공감대 부족으로 현재까지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결과로 발표된 이러한 내용은 미국이 인태 지역에서 기존의 '바큇살(hub and spokes)형' 동맹 체계 대신에 중국 견제를 위한 '격자(lattice)형' 동맹을 새롭게 구축하는 움직임에 한국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오커스와 쿼드 일원으로 미국의 인태 지역 동맹 네트워크에서 중요 축을 담당하며, 한국과도 역내 전략적 이해 및 가치를 상당 부분 공유하는 대표적인 파트너 국가다. 이날 열린 장관급 2+2 회의가 한국이 동맹인 미국을 제외하고 호주와만 정례적으로 연다는 점도 이를 반영하는 결과다.

특히 소다자 협의체 활성화는 정부가 2022년 말 발표한 첫 인태 전략의 기본 접근법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여기엔 이른바 '규칙 기반 국제질서' 증진에 공감하는 국가들이 중층적인 협력망을 쌓으며 보조를 맞춘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중국은 이런 움직임을 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같은 뜻을 가진 인태 파트너와 협력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중국 견제를 내포한 문안에는 '대상'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수위를 조절했다.

또 역내 안보·번영에 있어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재확인하며,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훼손하는 경제적 강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미중간 대화를 환영하며 '전략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내 오해와 갈등 고조 등 위험을 줄일 실질적 조치와 열린 소통채널을 도모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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