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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가정의 달 덮친 미친 물가에 공공요금도 동결…“부메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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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부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상황, 국제연료 가격, 경기 등을 고려해 인상 여부와 시기를 판단했지만 동결을 결정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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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4월 소비자물가 지표 공개를 앞두고 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누르는 중이다.

당초 가스 요금 상승을 예상했으나 정부는 동결을 결정했다. 현재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5월 1일 지연된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해 민수용을 포함한 가스요금 조정 방안을 유력 검토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 압력이 꾸준히 높아지고,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 또한 급격히 커지면서 공공요금이 동결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악화한 여론을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억누른 공공요금 인상, 결국 미래 부담

지난해 5월 가스요금이 인상됐지만, 가스공사는 여전히 악화한 재무 건전성에 허덕이고 있다.

이미 가스공사 회계 장부에는 ‘미수금’이라는 항목이 쌓여있다. 미수금은 외상값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5조70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 개념을 적용하지 않는 일반 기업의 경우라면 영업손실이다.

미수금이 지속해 쌓이면 가스공사의 신용도 하락, 현금흐름 등급 악화 또한 면치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결국 소비자의 비용 부담 전가로 다가오게 된다.

이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요금 인상이 필수적 요인이나 정부는 미래 비용 전가를 택했다. 이는 향후 한 번에 대폭 인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이번 결정은 ‘유예’인 상태라 언제든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밝히면서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방침을 제시했던 것도 5월 가스요금 인상 결정에 부담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200조원이 넘는 심각한 재무 위기에 빠져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요금 인상도 억제했다.

실제 전기요금 고삐를 쥐고 있는 정부가 상반기에는 동결하되 그 이후 단계별로 인상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는 정부도 한전의 재무 위기를 익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전은 오는 6월 15일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심각한 재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입사 4년차(근속연수 3년)의 비교적 저연차 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이다. 한전은 위로금 최대한도를 1억1000만원으로 정해두고, 근속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할 방침이다.

정부가 일단 억누르고 보는 물가안정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공요금 또한 도미노 인상이 예고된다.

◇ 가정의달, 치솟는 외식 물가…뭘 먹어야 하나

스포츠서울

김밥과 치킨, 피자 등 외식 품목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 음식점에 음식 메뉴 사진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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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인상 예상에 이어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전방위로 오르는 생활 물가에 그 어느 때보다 가격에 민감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 김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 이상 올랐다.

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큰 외식 품목은 냉면으로 7.2% 올라 한 그릇에 평균 1만1462원이다. 김밥은 한 줄에 3323원으로 6.4% 상승했고 비빔밥은 한 그릇에 1만769원으로 5.7% 비싸졌다.

또 김치찌개 백반과 자장면은 각각 8000원, 7069원으로 4.0% 올랐고 칼국수 한 그릇은 9038원으로 3.5%, 삼계탕은 한 그릇에 1만6846원으로 3.1% 각각 상승했다. 삼겹살도 1인분(200g)에 1만9514원으로 1년 전보다 1.4% 비싸졌다.

이달에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섰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 9일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해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이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앞서 김가네는 지난해 하반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지난 15일 9개 메뉴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 가격은 1만99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한다.

맥도날드는 다음달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다. 버거 단품 중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100원씩 올리고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각각 인상한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단품 가격은 동결되지만, 탄산음료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올라 세트 가격은 6900원에서 7200원으로 300원 오른다.

피자헛도 같은 날부터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린다. 인상 폭은 추후 공지하기로 했다. 앞서 고피자도 지난달 피자 단품 가격을 1999원씩 올려 페퍼로니 피자를 8900원(매장 기준)에 판매하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재료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에 따라 메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외식업체뿐 아니라 식품 기업의 가격 인상 움직임도 주목된다.

롯데웰푸드는 코코아 가격 상승에 따라 다음 달 빼빼로, 가나 초콜릿 등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으나 가정의 달인 점을 고려해 오는 6월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은 김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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