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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선거와 투표

[지금왜] '비윤계' 딱지 붙을라, 여당 원내대표 이례적 구인난...선거일 늦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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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대세론' 반발...대통령실 "오해받을 생각 없다"

당ㆍ정 간 소통, 대야 협상 정치력은 강점

국민의힘이 원내대표 선거를 9일로 미뤘습니다. 후보 등록 하루 전인 어제까지 공식적인 출마자가 아무도 없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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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대세론'에 출마선언 대신 '불출마선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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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311〉 이철규 의원, 현안 관련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현안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4.3.20 uwg806@yna.co.kr/2024-03-20 16:11:17/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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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공식 출마자, 혹은 '대세론'의 주인공은 있었습니다. 이제 3선이 되는 이철규 의원입니다. 이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악역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원내대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 의원의 '단독' 출마 가능성에 '추대론'까지 나왔는데요. 이에 당내에선 출마선언 대신 오히려 '불출마선언'이 이어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4선이 되는 부산의 김도읍, 3선이 되는 수도권 김성원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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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참패 책임자'...친윤계서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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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원내대표' 대세론은 당내에서부터 반발을 샀습니다. 이 의원이 총선 당시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인데요. 선거 참패를 수습해야 할 당이 오히려 참패의 책임자를 얼굴로 내세우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비윤계는 물론이고 친윤계인 배현진 의원도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이철규 의원께는 이미 제 개인과 여러 당선인들의 의견을 전해드렸다”면서, 그럼에도 뜻을 접지 않으시기에 부득이 비공개로 의견을 밝힌다고 페이스북에 썼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패장이 나와서 설치는 건 정치도의도 예의도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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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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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친윤'을 넘어선 '찐윤'이라고 불리죠. 당내 넘버2인 원내대표를 '친윤계'가 맡을 경우 선거 참패 후 '도로 친윤당'이 될 거란 우려도 당내 반발의 주된 이유입니다. '이철규 원내대표'가 현실화되면 당과 대통령실의 소통이 강화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당ㆍ정 간의 소통과 협력은 물론 강점이 될 때가 많지만, 지금은 오히려 총선 참패의 한 원인으로 '당ㆍ정 관계'가 지목된 상태입니다. 조해진 의원은 “어떤 사람들은 이런 시기일 수록 강한 대표가 필요하다며 대통령 측근의 출마를 합리화한다”면서 “총선 참패로 정권의 힘이 빠졌는데, 대통령실을 뒷배로 가진 것이 무슨 힘이 된다는 거냐”고 친윤계 일각의 의견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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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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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에도 화살...윤 대통령 "오해받을 생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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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을 겨냥하는 말도 나왔습니다. 조 의원이 페이스북에 “대리인을 내세워 당을 좌지우지 한다는 발상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냉정하게 깨우쳐야 한다”고 쓴 겁니다. 거센 당내 반발에 대통령실에선 '당무개입'과 관련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원내대표와 선거와 관련해 “오해받을 생각이 없다. 민심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참모들에게 말한 사실이 알려진 겁니다. ”당무개입은 없다는 게 윤 대통령의 오랜 원칙“이라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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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충청 물밑 움직임에도 여전한 구인난...'비윤계'딱지 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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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선거가 공식 연기되면서, 다시 출마를 저울질 중인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수도권의 송석준 의원, 충청의 성일종·이종배 의원 등입니다. 송 의원은 오늘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성 의원 역시 원내대표 출마에 대한 의견을 주변과 나누고 있는 걸로 알려집니다.

다만 실제 후보로 등록해서 뛸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여전히 이철규 의원 혹은 이 의원과 가까운 친윤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입니다.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친윤' 대 '비윤'의 구도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은 건데, 이 경우 정권 3년 차인 지금 '비윤' 이란 딱지가 붙어서 좋을 게 없을 거란 계산입니다. 한 비윤계 의원 측은 “선거가 끝나고도 용산은 변화가 없어보이고, 오히려 친윤과 비윤으로 나눠지는 것처럼 비치는 게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출사표를 내더라도 결과적으로 '들러리'만 서게 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출마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입니다.

비윤계로 연일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 출마를 독려했습니다. “친윤계의 강한 스크럼을 의식하고 소신을 못 펼치는데, 정치는 소신껏 하라. 분위기 살피지 말라”고 한 겁니다. 안철수 의원도 “가급적 수도권 당선자 다선 의원들 중에서 역할을 맡으시면 좋지 않을까“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런 독려 분위기 자체가 선뜻 나설 사람이 없다는 걸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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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대세론...혹은 또다른 '친윤계' 원내대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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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이례적으로 원내대표 선거를 미루고 다양한 후보들의 '결심'을 장려하는 모양새지만 '이철규 대세론'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협상의 '카운터파트'인 민주당, 혹은 야권이 21대 국회보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점 때문인데요. 민주당 역시 '찐명'인 박찬대 의원이 단독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상태죠. 이에 대항할 '실세'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이)21대보다 더 일방적인 독주를 할 것"이라면서 "박찬대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를 상대하면서 또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다면 당과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자세로 맡는 것이지 영광의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당내 반발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이 의원이 아닌 다른 친윤계 인사가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차기 원내대표가 누가 되느냐는, 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친윤 원내대표와 비윤 당 대표, 혹은 비윤 원내대표와 친윤 당 대표의 조합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역별 안배도 고려될 수 있는 항목이죠. 차기 당권주자들까지 원내대표 선거에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9일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당내에선 여러가지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게 됐습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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