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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텃밭·정원 있는 파주한옥 4억대에 경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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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에선 희소한 한옥 눈길

외곽 위치해 편의시설·교통 불편

헤럴드경제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 일대에 위치한 한옥주택. 지난달 초 감정가 6억5100만원에 첫 경매가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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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옥 단독주택이 매물로 나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초 첫 경매가 진행돼 한 차례 유찰됐는데 수요가 실거주로 한정돼 있고 파주 외곽 입지라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주택 연식이 상대적으로 오래되지 않은 데다 관리가 잘 돼 외관이 깔끔한 만큼 실수요자들은 응찰해볼만 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 일대에 있는 한옥주택은 지난달 2일 감정가 6억51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가격은 4억5575만원으로 내려가 오는 7일 두 번째 경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에도 유찰되면 가격은 3억1902만5000원으로 떨어진다.

토지와 건물을 일괄매각하는 읍 지역에 소재하는 단독주택으로 건물면적 149㎡(약 45평), 대지면적 696㎡(약 211평) 규모의 단층 구조다. 주방, 거실, 방 3개가 딸려있고 드레스룸도 있다. 지하 공간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주택 앞에는 자그마한 정원도 마련돼 있다. 아울러 주택 옆에 붙어있는 소규모 텃밭도 매각 대상이다.

주택은 2016년 준공돼 10년이 채 안 됐는데, 연식이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만큼 감정가 약 6억5100만원 중 건물 가치가 44% 비율을 차지해 높은 편이다. 낙찰자가 인수해야 할 권리상 하자는 없고 소유주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명도 또한 큰 문제는 없는 물건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한옥주택의 경매개시가 결정된 건 지난해 5월이다. 최근 1~2년 새 고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경매로 넘어간 것이란 해석이다. 소유주는 주택 준공 당시인 2016년 은행권에 돈을 빌렸지만 이를 갚지 못해 임의경매에 부쳐졌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대출 원금은 약 3억4000만원 정도 된 것으로 보이는데 고금리 직격탄을 맞지 않았을까 싶다”며 “안정적 급여소득이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소득이 없으신 분이라면 고금리로 인해 이자를 두 배 가까이 내는 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희소한 매물이고 권리상 하자가 없음에도 한 차례 유찰된 건 파주 외곽 입지와 한정된 수요 때문이다. 주택 인근에는 단독주택들이 밀집해있고 공릉저수지, 오산일반산업단지, 공장단지 등이 있다. 병원, 대형마트 등 인접한 생활편의시설이 없어 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약 9km 거리인 파주시청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외곽지역이다보니 대중교통 편의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강 소장은 “이 주택이 나홀로 주택은 아니고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이 된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나대지 상태인 곳들도 많다”며 “바로 인근에 작은 마트같은 건 있겠지만 큰 시설은 파주시내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시내가 멀다면 밑쪽으로 시가지가 형성돼 있는 봉일천 일대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입지조건에 투자보단 실거주 목적의 수요로 한정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단독주택 중에서도 한옥인 만큼 수요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실거주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고 관광객이 오거나 할 만한 곳도 아니다”며 “한옥이 거주하는데 얼마나 좋을지 봐야하고 내부에 어떤 하자들이 많이 생겼을 수도 있고. 아무래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유형의 주택은 아니다 보니까 접근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경매도 유찰돼 가격이 3억원대까지 떨어지면 한옥살이를 꿈꾸는 수요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옥이 양옥보다 건축비가 높은 데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등으로 한옥 신축을 고민하던 수요자라면 응찰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강 소장은 “한옥이 일반 양옥에 비해서 건축비가 1.5배에서 2배 정도 들어간다”며 “최근 건축비가 많이 올라 한옥 신축을 짓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이 물건은 낙찰만 받으면 온전히 실거주할 수 있다. 현재 외관상으로만 봐도 건물 감정가 2억원대는 저렴하긴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직 경매 가격은 조금 비싸다”며 “4억원 초반대 가격이 적정하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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