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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홍콩 증시는 반등, 일본 엔화는 급락···희비 엇갈리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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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권거래소.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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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와 일본 엔화에 베팅한 개미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로 알려진 홍콩H지수가 4월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개되며 날아오르고 있는 반면, 엔화는 급락세를 보이면서 엔화 관련 투자상품 수익률이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판 ‘밸류업’ 정책에 탄력받은 홍콩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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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추이.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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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콩 증시는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올 1월22일 장중 4943.24까지 떨어지며 5000선이 붕괴됐던 홍콩H지수는 지난 29일 장중 6383.40까지 오르며 반등했다. 이 기간 상승률만 29.1%에 달한다. 항셍지수도 같은 기간 1만4900에서 장중 1만8031.16으로 21.9% 올랐다.

2021년 초반만 해도 1만2000수준이었던 H지수는 중국 경제 둔화 등의 영향으로 2022년 말 5000선까지 추락해 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이어지며 국내에선 ‘악몽’이 됐다.

그러나 주가 부진을 보다못한 중국 정부가 나서서 증시 부양 움직임을 보이자 홍콩증시도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 1월23일 중국당국은 증시안정을 명목으로 사상최대 규모인 증안기금 2조위안(약 370조원)을 시장에 투입했다. 특히 지난 12일 중국 국무원이 자본시장 가이드라인 ‘신 국9조’를 발표한 후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중국판 밸류업’ 정책으로도 불리는 신국9조는 자국 기업의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강화하도록 하고 이에 미흡한 기업들에겐 패널티를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최저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보이는 홍콩에서도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증시가 크게 반등하게 된 것이다.

바닥을 찍었던 홍콩H지수 ELS 발행 규모도 덩달아 늘고 있다. 홍콩H지수 ELS는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은행에서 판매가 중단돼 증권사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H지수 ELS의 발행액은 2월 229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3월 403억, 4월 722억원까지 늘었다. TIGER 차이나HSCEI(10.54%), KODEX 차이나H레버리지(13.48%) 등 H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10%를 웃돈다.

초엔저에 엔화 투자자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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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의 연중 주가 추이.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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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까지 오르는 등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엔화 관련 상품에 투자한 개미들은 울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투자자들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 ETF를 3억5451만달러(약 4900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해외주식 중 순매수액 기준으로 4위에 해당한다. 2621ETF로 불리는 이 종목은 달러·엔 환율을 고정(헤지)해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엔화가 상승하고 미 장기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면 이득을 보는 구조다.

그러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2621ETF의 올해 수익률은 -13%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엔화 가치 급락으로 인한 환차손까지 고려하면 2621ETF 투자자들은 올해 10% 중후반대의 손해를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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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60엔까지 떨어진 29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달러, 엔 등 통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달러당 160엔대는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2024.4.29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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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엔화도 덩달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엔화 상품 투자자의 손익 회복 시점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승세를 보이는 홍콩증시도 중국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론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실질적인 경기 회복세가 미진한 만큼 정책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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