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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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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위상만 높여줬다…'스마트폰 대안' AI핀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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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교체할 새 IT 기기, 시기상조였나

"쓰면 쓸수록 스마트폰의 유용성 보여준다"

"왜 스마트폰이 OP(Overpowered·압도적인)인지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쓰면 쓸수록 내 휴대폰이 훨씬 유용하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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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 직원들이 설립한 '휴메인'의 AI 핀 [이미지출처=휴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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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18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세계적인 IT 제품 리뷰어 'MKBHD'의 'AI 핀'에 대한 평가다. AI 핀은 스마트 기기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사가 제조한 핀(Pin)형 전자기기로, 스마트폰을 이어 AI 시대에 적합한 폼 팩터를 디자인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출범한 기업이다. 하지만 독특한 디자인으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AI 핀은 정작 출시 이후 혹평 세례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 넘을 미래의 폼 팩터? …애플 전 직원들이 만든 AI 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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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프로젝터로 손바닥에 화면을 비추기도 한다. [이미지출처=휴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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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핀은 웨어러블 전자기기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워치류보다 살짝 큰 정도이며, 뒷면에 핀이 달려 옷에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애플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담당자들이 퇴사해 설립한 '휴메인'에서 개발했으며, 스마트폰을 이어 디지털 시대의 차세대 폼 팩터가 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조작 방식과 레이저 프로젝터다. 터치 대신 손동작으로 기기를 조작하며, 디스플레이에서 프로젝터가 뿜어져 나와 벽면이나 손바닥에 큰 화면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AI 비서 시대'를 정조준한 기능이다. 지난해 3월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3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돌고 돌아 스마트폰 쓰게 되네" 예상 못 한 결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출시한 제품인 만큼, AI 핀에 대한 주목도는 컸다. 가격도 699달러(약 96만원)로 만만치 않은 편이다. 하지만 기대감이 너무 큰 탓이었을까. AI 핀을 미리 사용해 본 리뷰어들 사이에서는 예상치 못한 혹평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MKBHD의 경우, AI 핀의 가장 큰 결점으로 '현세대 스마트폰과 크게 다를 점이 없는데 성능은 더 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AI 핀의 폼 팩터 규모상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여전히 전자기기의 성능은 배터리, 프로세서, 내장 센서 등에 좌우된다. 폼 팩터가 클수록 더욱 강력한 부품을 탑재할 수 있으니 AI 핀의 퍼포먼스가 부족한 건 지당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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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핀을 사용하는 리뷰어. [이미지출처=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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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I 핀은 소프트웨어(SW)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한다. MKBHD는 "우버 엑세스도 없고, 스포티파이도 없고, 왓츠앱(서구권에서 사용하는 메신저 SNS)도 없다"고 지적했다. 즉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 자체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제품으로 나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며 "결국 돌고 돌아 휴대폰을 쓰게 된다는 것"을 근본적인 문제로 꼽았다.

"미래에 대한 약속만으로 제품 팔지 말아야"

휴메인의 첫 제품이 리뷰어들 사이에서 낮은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의 익숙한 제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뭔가를 창조한다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다. 부품 공급망부터 운영 SW까지 뿌리부터 다시 쌓아 올려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부 리뷰어들은 휴메인이 '야망' 대신 '완성도'에 집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MKBHD는 "미래 업데이트에 대한 약속만으로 제품을 파는 회사가 되지 말라"고 제언했다.

앞으로 AI 챗봇이 더욱 발전하고, 관련 앱 생태계도 더욱 발전하면 AI 핀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잠재력을 품게 될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을 일일이 조작할 필요 없이 AI 비서가 모든 일정과 업무를 조율해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콘셉트'는 지금의 기술론 구현할 수 없는 상상 속 이야기일 뿐이며, AI 핀은 지금 당장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줘야 할 현실의 제품이다. 우선 첫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실험적 기술로 모험을 하기보다는 덜 혁신적이더라도 안정된 성능과 편의성에 투자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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