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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이라는 돼지” 나훈아 겨냥한 맹비난에 전여옥 “작심한 종북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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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블로그에 “틀린 말 있나”라며 나훈아 거들어

나훈아, 지난 28일 인천 콘서트에서 북한 겨냥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아” 작심 발언

세계일보

가수 나훈아의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페이지. ‘yes24’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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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가수 나훈아가 최근 콘서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돼지’라 부른 데 대해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속이 시원하다는 듯 반응했다.

전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나훈아의 무대 위 발언을 끌어와 “틀린 말 있나”라며 이같이 말하고, 맹비난으로 뒤덮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기사 댓글에는 “종북주의자들이 작심하고 지령에 따라 댓글을 단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황당하다며 그가 소개한 댓글은 ‘가만히 있는 정은이를 욕하나’ ‘노래만 하라’ ‘들어가서 제발 나오지 마라’ 등 나훈아를 향한 비난 일색이다.

전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욕하며 짓밟는 좌파 종북 민주당 지지자들”이라며 “김정은을 욕하면 벌떼같이 일어난다”고도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북한 가서 살지 왜 여기서 간첩질을 하느냐”고 물었다.

대중음악 가수로는 드물게 사회적 현안을 거리낌 없이 발언하는 편인 나훈아는 지난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 국제컨벤시아에서 열린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에서 김 위원장을 ‘돼지’라 부르고 북한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무대에서 “대통령이 열한 번 바뀌는 동안 나는 이 자리에서 노래를 했다”고 말한 나훈아는 “(정치인들) 하는 짓거리들이 성질이 나서 이제는 뉴스도 안 본다”고 전했다. 1966년 데뷔해 올해로 가수 생활 58년째인 그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동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까지 11명의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다.

특히 나훈아는 “북쪽의 김정은이라는 돼지는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말거나 살이 쪄서 혼자서 다 한다”며 “혼자 다 결정하니까 실컷 이야기하고, 조약을 맺어도 혼자 싫다고 하면 끝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북한을 두고는 ‘이상한 집단’이라며,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맹비난도 쏟아냈다. 이 대목에서 나훈아는 “(북한이) 치고 싶어도 칠 수 없을 만큼 강해져야 한다”며 “힘이 있어야 평화도 있다”고 강한 국방력의 중요성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정치시그널’에 30일 출연한 박충권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은 “대한민국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소신 발언이나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나훈아 발언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북한 황해도에서 촬영돼 최근 일본 TBS에서 방송된 거리에 쓰러진 남성 영상을 언급하듯, 박 당선인은 “북한에서는 김정은 일가와 소수 지배 계층을 제외한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에 살고 있다”며 “들리는 말에 의하면 1990년대 초반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도 “팬층이 60~70대이다 보니 그런 발언을 하셨던 것 같다”며 “본인 성향도 그런 것 같고, 가수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대변인은 국민이라면 어떠한 발언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회가 민주당이 꿈꾸는 사회라면서도,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은 처리수)’ 방출에 대한 비판성 발언을 공연에서 했다가 ‘개념없는 연예인’ 등 맹비난을 얻어맞은 가수 김윤아를 떠올리고는 “그런 문화는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나훈아는 2018년 ‘평양 예술단 방북 공연’ 불참 이유를 밝힌 바도 있다. 2022년 부산 콘서트에서 그는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죽이고, 이복형을 약으로 죽였다’며 김 위원장을 거세게 비판하고, 서정적인 자신의 노래가 북한에서 제대로 나올 리 없다는 취지로 불참 이유를 언급했다. 당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나훈아의 불참 이유를 묻는 김 위원장 측에 ‘스케줄’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서울 올림픽공원 공연 중에도 나훈아는 ‘원래는 이 공연을 평양에서 하기로 되어 있었다’며 ‘이래라저래라하는 간섭을 받고는 하기 힘들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평소 언론 접촉이 거의 없는 나훈아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콘서트에서만 속마음을 내비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훈아의 무대 발언에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그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정치적 성향을 드러냈다는 댓글이나 ‘조용히 노래만 하다가 가라’는 지적과 함께 ‘굳이 정치적 발언을 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는 비판 등이 눈에 띈다. 남은 공연의 입장객을 모으려는 소위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다음달 충북 청주에서도 콘서트가 열리는 나훈아는 앞으로 울산·천안·전주 등을 돌며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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