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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尹·李 회담, 여당 존재감은 어디에?...'레임덕 정당'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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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의제조율 실패...'빈손 회담' 우려
"국민의힘, 의제에 입장 강하게 밝혔어야"


더팩트

29일 윤석열 정부 첫 영수회담을 앞두고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 당내에서는 총선 패배후 리더십 부재와 함께 수직적인 당정관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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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수회담을 앞두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에도 갈피를 못 잡고 무기력한 모습이 영수회담 준비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당내에서도 "레임덕 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이 아직 '용산의 허락 없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그는 "너무 압도적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도 굳이 우리 당과 소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 국면에서 중재 역할을 한다거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등 존재감을 보일 리더십이 당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수회담이 결국 의제조율에 실패한 데 대해서도 당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당이 의제에 대해 입장이나 의견을 제시하면 대통령실이 이를 명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25만 원 지급의 경우 용산은 죽어도 안 된다하고 민주당은 관철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액수를 줄이자는 말 등이 우리 당에서 나왔어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 특검은 우리 당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데 그렇다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걸 보자고 하면서 빠른 수사를 촉구하는 식으로 보조를 맞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채 상병 특검은 당내에서도 당시 수사에 불만이 많다. 그럼 이를 받고 다른 건 제외하자는식으로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28일) 페이스북에 당을 향해 "영수회담, 수직적 당정관계 더욱 강화하고 국민의힘을 레임덕 정당으로 추락시킬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생현안법안, 특검법 등 결국 국회에서 다뤄져야 할 의제들이 여당의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이 배제된 자리에서 논의되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영수회담도 총선패배 이후 떠밀려서 하니 이런 꼴을 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앞으로 국회에서 주요 법안과 정책협상에 있어서 여당의 입지는 더욱 쪼그라들고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입장만 살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게 뻔하다"며 "모처럼 열리는 영수회담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처럼 여당 지도부가 철저하게 배제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여소야대 상황인데 국민의힘의 레임덕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총선참패 후에 개혁도 없고 당정관계 개선도 없이 그저 안정 속에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는 국민의힘이 너무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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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9일 만난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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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은 '빈 손 만남'이 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당내에서는 수도권 비주류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에 전향적인 자세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29일) 페이스북에 "이번 정부 처음으로 대통령님과 야당 대표가 회담하는 만큼, 여야가 추구하는 신념윤리는 내려놓고 오로지 대한민국을 위한 책임윤리만으로 민심을 받들어 협치하시길 감히 제언드린다"고 했다. 그는 여야정 협의체 정례화와 의대 증원 1년 유예 등을 제안하면서 "우리 국민들께서는 정부와 야당을 대표하는 회담에 즈음하여 대한민국의 개혁과 미래를 위해서 긴급한 민생현안과 협치의 통 큰 합의를 고대하고 있음을 숙고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결국 야당과 소통해라, 협치해라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스스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야당과 적극 소통하고 협치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재명 대표를 국정운영 동반자로 인정하고 또 야당 목소리에 더 경청하겠다는 이런 말씀, 이런 장면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당 지도부는 '영수회담은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준비하는 것'이라며 '여당 패싱론'에 신중한 입장이다. 배준영 당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국민의힘이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회담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앞장서고 저희는 보이지 않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배 직무대행은 "홍철호 정무수석과 같은 분들은 저희 당 지도부와 긴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지난번에도 저희 만남을 통해 (의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진석 비서실장이라든지 홍 정무수석 같은 분은 우리 당 출신"이라며 "우리 당의 입장이라든지 우리 당이 살고 정부·여당이 어떻게 잘 살지는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분"이라고 부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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