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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 체제로…"혁신 맞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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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선임했다. 지도체제 공백사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당 수습작업의 첫발을 뗀 격이지만, 당내에서는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설에 이은 '올드보이' 황 전 대표의 귀환에 '혁신과 쇄신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한 제3차 당선자총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대위원장에 현재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소속인 황 전 대표를 지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황 전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요청했고 황 전 대표는 당일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내대표는 황 전 대표가 지난 2021년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을 역임했을 당시 부위원장직을 맡은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는 5선 의원이시기도 하고 당의 대표를 지내셨고 또 덕망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라며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했다"고 황 대표의 비대위원장 선임 취지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원외인사인 황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한 배경으론 "이준석 대표를 선출한 전당대회 당시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을 하셨고,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고문단회의에 늘 참석하셔서 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자문도 해주셨다"며 "다양한 이견이 있을 때 조정을 잘 하시고 중재를 잘 하시더라"라고 했다.

그는 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있었는가 묻는 질문엔 "교감이라기보단 오늘 총회 직전에 제가 정무수석한테 황 비대위원장을 모시겠다는 말씀을 공유했다"고만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해 전국위원회 소집을 의결, 이어지는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추인 의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윤 원내대표는 "약속드린 대로 5월 3일 이전에 임명절차 마무리될 것"이라고 향후 일정을 설명했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국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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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 일각에선 당초부터 관리형 비대위가 아닌 혁신형 비대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온 만큼, 황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관리형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도 반발이 나왔다. 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난 윤상현 의원은 "황 전 대표는 합리적인 분"이라면서도 "(황 전 대표가)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받들고 혁신과 쇄신의 그림을 그려나갈지 전 그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수도권 낙선자 등 당 일부 구성원들과 함께 혁신형 비대위의 구성을 주장해온 윤 의원은 이날도 "일종의 관리형 지도부로 가지 않느냐 이런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고 지도부의 이번 인선을 비판했다.

그는 인선 문제의 핵심이 황 전 대표 개인의 문제인지 관리형 비대위라는 형식 문제인지 묻는 질문엔 "관리형 자체 (문제)"라면서도 "그분이 과거에 어떤 식으로 말했는지 잘 살펴보시면 (본인 말의 뜻을) 알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지도부의 관리형 비대위 구성 수순을 두고 "관리형 비대위라고 못을 박았는데 정말 뜻있는 분들이 오겠느냐"며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가겠다는 것은 결국은 총선 이전의 국민의힘으로 가겠다는 그런 뉘앙스로 들린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윤 원내대표는 이 같은 일부 이견과 관련 "총회에서는 대부분이 빨리 전당대회를 해서 당을 혁신하고 변화를 시키자는 의견이 모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총회에서 다른 의견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는 나경원 전 의원 또한 총회 직후 질의응답에서 이날 인선과 관련 "거의 만장일치(였다)"며 "(황 전 대표가) 정치 경험이 많으시고 하시니까 잘 이끌어주시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찬성 입장을 보였다.

한편 국민의힘의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 있어서는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단독출마설이 기정사실화되어가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지난 주말인 28~29일 언론 인터뷰에서 "어려운 때 피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할 것이고 할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하면 된다"고 말하는 등 사실상 출마의지를 시사했다.

반면 이 의원의 유력한 대항마로 여겨지던 비윤계 김도읍 의원의 경우 지난 29일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내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문의가 많아 알린다"며 "저는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 온건파로 통하는 추경호 의원은 29일 대구·경북(TK) 지역 재선 당선인들과 오찬회동을 가져, 추 의원이 이 의원의 원내대표 선거 독주를 막을 변수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총선 패배 이후 혁신·쇄신을 요구해온 낙선자 및 수도권 당선인들 사이에선 친윤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분위기에 반발하고 있다. 비주류·수도권 중진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지난 26일 TV조선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그중에 한 분은 인재영입위원장을 하신 분이다. 그만큼 책임이 다른 분에 비해서는 더 크다"고 이 의원을 직격했다.

방송에서 안 의원은 "이번이 정말로 우리 당이 바뀌는 모습을 보일 중요한 계기인데 꼭 지금 나오셔야 될까? 그게 우리 당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라며 "개인보다는 오히려 당 전체를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해 이 의원의 출마를 직접적으로 만류하기도 했다.

윤상현 의원 또한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을 겨냥 "총선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총선 패배의 책임이라는 면에 있어서 보면 벌을 받아야 할 분이지 상 받을 분은 아니다. 솔직하게 지금은 자숙할 때가 맞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금은 솔직히 혁신하고 또 쇄신의 타이밍"이라며 "이 의원이 친윤, 찐윤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이철규 의원이 나서는 것은 국민 눈에 어떻게 보이겠느냐. 그렇잖나. 총선에 나타난 민심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윤계 의원인 이 의원이 당정소통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정무형 비서실장인 정진석 실장이 있기 때문에 그분이 당에 대해서 어떤 분들이든지 다 소통이 가능하다"며 "(원내대표는) 비윤이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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