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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친절한 경제] 고물가 속 '버틸 수가 없다'…자영업 5곳 중 1곳은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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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주말에 좀 덥기는 했지만 날씨가 많이 좋았습니다. 이제 나들이하는 집들도 많이 늘어날 텐데, 어디를 가나 외식비가 정말 만만치 않죠.

<기자>

특히 많이 좋아하시는 냉면은 여름 닥쳐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봄에 미리 그해 가격을 올려놓는 게 업계 관행 같은 건데요.

3월 기준으로 서울 시내 냉면값 유명 맛집 가격이 아니라 전체 평균이 1만 1천462원까지 왔습니다.

지난해 3월보다 7.2%나 올랐습니다.

전국적으로 봐도 광역시도 중에 수도권과 부산을 비롯한 8곳 딱 절반의 지역에서 냉면 한 그릇에 평균 1만 원이 넘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매달 조사하는 여덟 가지 외식비 품목 중에 모두 6가지 메뉴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웃도는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특히 아이들 데리고 외식할 일이 부쩍 잦아지는 5월부터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들,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체인들 여러 곳이 가격을 올립니다.

맥도날드 어린이날 연휴를 이틀 앞둔 다음 달 2일부터 전체 메뉴 중의 20% 정도인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빅맥 세트가 7천200원이 됩니다.

피자헛도 같은 날 프리미엄 메뉴들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알렸습니다.

인상폭은 5월 2일에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밝혔고요.

가격 인상과 함께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기도 합니다.

파파이스는 지난 15일에 평균 4% 정도 메뉴 가격들을 올리면서 배달가는 매장가보다 5%가량 더 받는 차등가격제를 실시했습니다.

<앵커>

나들이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간식인데요. 아이들 간식값도 곧 오르죠.

<기자>

관련 업계 1위인 롯데웰푸드가 자사 제품 17가지의 가격을 12%가량 다음 달부터 올리려고 했다가 한 달 미뤘죠.

일단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올리지 말아 달라는 정부 요청을 받아들인 건데요.

초콜릿, 빵, 과자, 아이스크림 코코아가 들어가는 모든 식품군의 가격 인상이 일단 대기 중인 걸로 걱정되는 게, 친절한 경제에서도 한 번 자세하게 전해드렸지만 지금 코코아 원료 가격이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폭등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일단 기업들이라도 원료 가격의 상승분을 일정 기간은 어느 정도 떠안을 수 있는 대형 식품사들만이라도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22년까지 거의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코코아 가격이 대체로 하락세였고 특히 2017년에는 전년보다 평균 30% 가까이 하락했는데 식품사들이 그렇다고 그때 초콜릿 가격을 낮춰주지는 않았다는 거죠.

업계 1위인 롯데웰푸드도 2016년에 한 번 가격 인하를 단행한 적이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건 이해되지만 환율이 안정되고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던 긴 시간 동안 소비자 가격을 그렇다고 내리지 않은 만큼 이번에 소비침체로 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가격 인상에도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이것저것 가격들이 비싸져서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자영업자들일 것 같습니다.

<기자>

지금 외식업계 정말 여러 가지로 악순환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81만 9천 곳에 이른 외식업체 중에서 무려 17만 6천 곳 넘게 폐업했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5곳 중 1곳 넘게 문을 닫았다는 겁니다.

핀다의 상권분석 플랫폼인 오픈업이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인데요.

정부가 집계하는 폐업률보다 훨씬 높습니다.

폐업 신고를 아직 안 했더라도 1년간 매출이 없었던 곳을 모두 포함해서 계산하면 이 정도 폐업률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창업도 많지만 폐업이 너무 많습니다.

정부 통계로도 코로나 원년인 2020년에 오히려 급증했던 외식업체들이 전체적으로 서서히 줄어 왔습니다.

어떻게 코로나 시기에 외식업체가 급증하나 싶지만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같은 틈새 가게들, 작은 가게들이 빠르게 많이 생겼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들이 적잖은 걸로 분석되고요.

지난해 그런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겁니다.

여러 원재료 가격들이 오르고 있는 데다가 환율도 올랐고요. 인건비도 꾸준히 올랐습니다.

소비자들 주머니 사정은 좋지 않습니다.

비용 상승을 감내할 여력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타격이 즉각적입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유가상승이 좀 멈추고 전반적으로 물가가 좀 더 진정돼야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계기가 생길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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