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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바이든, “절실해진 트럼프 성경 읽기 시작” 연례 만찬서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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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27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 만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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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 만찬’에서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뼈 있는 농담’을 거듭 던지며 여유있는 모습을 과시했다. 그는 민형사상 재판으로 자금난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황을 거듭 조롱했고 트럼프 측에서 공격하는 자신의 많은 나이가 실제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간 꺼리는 듯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도 문제없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바이든 캠프의 이런 자신감과 달리 이날 행사가 열린 수도 워싱턴의 힐튼호텔 인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며 시위를 벌였다. 주요 대학의 친팔레스타인 시위 또한 잦아들지 않고 있다.

● 바이든, 거듭 ‘트럼프 조롱’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자금난과 지지율 정체에 빠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 자신이 파는 성경까지 읽기 시작했지만 ‘다른 신(神)을 두지 말라’라는 성경의 십계명 중 1계명에서 “성경을 내려놨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를 신적인 존재로 여길만큼 자기애가 강하며 자금난을 모면하기 위해 59.99달러(약 8만 원)짜리 성경까지 판매하는 상황에 몰렸음을 풍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법정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연출한 것을 거론하며 ‘졸린 돈(Sleepy Don)’이라고 꼬집었다. 그간 트럼프 측이 자신을 ‘졸린 조(Sleepy Joe)’라고 놀렸던 것을 되갚았다.

또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퇴임 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한 상황을 꼬집으며 “(트럼프와 달리) 나의 부통령은 나를 지지한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좌중의 환호를 받았다.

공화당 측이 자신의 고령을 거듭 문제삼는 것을 두고 “맞다. 나이가 문제”라며 “난 6살 짜리(트럼프)에 맞서는 어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연령이 6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셈이다.

1921년부터 시작된 이 만찬은 언론인,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사 수천 명이 모인다. 유명 여배우 스칼렛 조핸슨의 남편인 코미디언 콜린 조스트도 이날 행사에서 연설했다.

다만 행사장 밖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지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항의하는 거센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정장 차림의 참석자들이 호텔에 들어갈 때 뒤따라가며 반(反)이스라엘 구호를 외쳤다. 몇몇 아랍계 기자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를 보여주는 게시물들을 호텔 앞에 펼쳐놓았다.

● 바이든 “트럼프와 토론”…트럼프 “언제든 응할 것”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을 하겠다는 뜻도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트럼프와 토론하겠냐”고 묻자 “언제 어디에서 할 지는 모르지만 기꺼이 토론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태도에 달렸다”며 그간 모호하게 답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행보다.

미 대선 후보들은 매 대선마다 3차례의 TV토론을 벌인다. 다만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당시 두 사람은 두 번만 토론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9,10월 두 달간 총 세 차례의 토론이 예정돼 있지만 그간 바이든 대통령 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트럼프 측은 거듭 “토론에 참여하라”고 압박했다. 앞서 14일 AP통신 , CNN, 폭스뉴스 등 12개 주요 언론사 또한 “대선 후보들은 반드시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바보같은 바이든과의 토론에 언제든 응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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