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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독립수사기관 수장으로서"…공수처장 후보 앞에 놓인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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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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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수사기관의 수장으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로 지명된 오동운 변호사(사법연수원 27기)가 28일 취재진과 처음 만나 공수처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공수처의 독립성 문제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등과 맞물려 시작된 공수처의 태생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이다. 초대 공수처장을 지낸 김진욱 처장이 지난 1월 부진한 실적을 뒤로 한 채 퇴임한 뒤 석달이 넘도록 공수처 수장 공백 사태가 이어진 것도 공수처의 이런 태생적 특성과 무관치 않다.

오 후보자가 이날 공수처의 정체성을 두고 독립수사기관을 앞세운 발언 역시 공수처가 처한 이런 상황을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서는 오 후보자 말대로 공수처가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기관으로 기능하기 위해선 당장 정국의 태풍으로 부상한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에서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더해 1기 공수처 내내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수사력 부실 논란 해소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野 '채상병 특검', 與 '수사 지켜보자'…중간에 낀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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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오전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소환조사를 받기위해 경기도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하고 있다. 2024.4.26. /사진=(과천=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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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는 2기 공수처의 존재감을 입증할 첫 가늠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공수처가 지난 26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처음 소환하는 등 핵심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야권은 특검을 주장하고 나섰다. 여당이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고 맞서고 있지만 21대 국회에 이어 오는 5월 말 출범할 22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공수처의 향후 수사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의혹과 수사3부(부장검사 박석일)에 맡은 '고발사주 의혹' 재수사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오 후보자는 법과 원칙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자는 이날 경기도 과천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는 도중 취재진과 만나 "'채상병 사건'에 대해 아직 보고는 받지 못했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채상병 관련 사건기록 회수에 대통령실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하는데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오 후보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정치적 중립성 문제와 별도로 2기 공수처가 수사력 부재 꼬리표를 어떻게 뗄지도 관건이다. 2021년 출범 이후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 중 유죄 판결을 받은 건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손준성 검사장뿐이다. 총 다섯 차례 구속영장도 청구했지만 한번도 영장이 발부된 적이 없다.

오 후보자는 "고위공직자 부패 척결을 위해 설립된 공수처가 지난 3년간 국민적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차장은 수사능력 탁월한 분"…5월 말 처장 임명될듯

오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 이어 판사 출신이라는 점은 공수처의 수사력 강화 문제에서 또다른 과제로 평가된다. 오 후보자는 1998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2017년까지 20년간 법관의 길을 걸었다.

오 후보자는 1기 공수처가 '김진욱 처장-여운국 차장'의 판사 출신 지휘부로 구성됐던 것과 달리 수사에 정통한 검찰 출신 차장을 세워 수사력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부적으로 검찰 출신 법조인 가운데 다수의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 후보자는 "유능한 수사능력을 가진 차장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저와 호흡이 잘 맞아야겠고 조직융화적이면서도 수사능력이 탁월한 분을 굉장히 여러 군데를 수색하면서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 원년 검사 13명 중 11명 떠났을 정도로 흔들린 조직 기강을 다잡는 것도 청문회를 통과한 이후 공수처장이 떠안을 고민거리로 꼽힌다. 현재 공수처 검사는 19명으로 정원(25명)에 못 미친다. 김선규 처장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 1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 후보자는 "수사 인력 보충을 위한 개선 방향을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위원회는 다음달 중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 후보자 지명 후 인사청문 요청안 국회 제출에 2~3일이 소요되고 국회는 20일 안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국회가 이 기간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안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21대 국회가 끝나는 5월 말이면 수장 공백 사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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