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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尹, 영수회담 앞두고 공수처장 지명... 야권에선 '시기' '출신' 놓고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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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 개최 발표 직후 인선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신임장을 전달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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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제2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판사 출신인 오동운(55·사법연수원 27기) 법무법인 금성 파트너변호사를 지명했다. 김진욱 전 처장 임기 종료로 공수처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된 지 3개월 만이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2명을 추천한 지 두 달 만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지명 발표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수장 없이 '대행 체제'인 데다 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음에도 지명을 서두르지 않다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하기로 결정한 직후 인선 발표를 하면서다. 야권에선 이 대표가 영수회담 때 채 상병 특검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특검보다는 이 사건을 현재 수사 중인 공수처에 힘을 싣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 후보자 인선 결과를 발표하며 "신속히 국회에 인사 청문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부산지방법원 예비판사로 공직에 입문, 서울고등법원 판사와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 등을 거치며 19년간 법관으로 지냈다.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29일 영수회담 일정을 확정한 직후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오 후보자를 지명하자 야권에선 ‘채 상병 특검’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내주 예정된 영수회담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채 상병 특검을 수용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전 국민적 관심과 요구, 의혹이 큰데도 수사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현 공수처에 수사를 맡겨선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명분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날 오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반박 주장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야당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여권이 추천한 후보군 중에서 지명자를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에선 초대 공수처장에 이어 판사 출신을 임명한 것을 두고, 공수처 정상화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 후보자가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는 ‘채 해병 수사 외압 사건’ ‘디넷을 활용한 검찰의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등을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지휘할 인물인지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정치적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각에선 공수처장 지명이 너무 늦어지는 게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며 "그런데 막상 공수처장을 지명하자 수사를 방해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면 온당하지 않다. 공수처장 지명과 특검법을 연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 오 후보자가 낙점된 것에 대해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오히려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윤 대통령과 접점이 있는 검사 출신인 다른 후보자가 아닌 오 후보자가 낙점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자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던 이명순 변호사의 경우 검사 시절 윤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에서 수사를 함께한 이력으로 야당의 비판을 받은 점이 고려됐다는 취지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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