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과외쌤이 학생들 밥상 차리는 이유는?…'한닭쌤과 삐약이 교실'[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튜브 채널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인터뷰

대구서 가정 형편 어려운 학생 대상 공부방 운영

무료로 과외 뿐만 아니라 자습공간, 끼니도 제공

"힘들때 찾아와 기댈 수 있는 선생님 되고 싶어"

뉴시스

[서울=뉴시스] 유튜브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채널을 운영하는 '한닭쌤'이 과외 학생들에게 무료로 끼니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캡처 갈무리) 2024.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밥을 함께 먹으면 식구가 된다더라. 학생들과 밥을 먹으며 식구가 됐고, 학생들 곁에서 삶의 위로가 되어 주고 있다."

유튜브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채널을 운영하는 과외 강사 한닭쌤은 지난 21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무료 공부방을 운영해 온 소회를 밝혔다. 그는 대구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부터 식사, 자습 공간까지 모든 걸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중학생 시절부터 똘똘한 학생이었던 그는 1년간 다닌 공부방 선생님의 소개로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과외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과외 지도를 하다 보니 학생들의 가정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는 한닭쌤이 공부방을 운영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는 "이혼이 흠이 아닌 시대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아이들이 상처받고 있다"며 "나도 학창 시절 부모님들이 다툴 때면 심리적으로 많은 불안감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기댈 곳이 없다는 게 참 슬펐다"고 털어놨다. 또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면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결핍에서 오는 불안감은 성인이 되어서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며 "함께 밥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고 있다"고 했다.

이번 생은 누구에게나 처음이듯, 완벽한 부모는 없다. 각자의 잣대로 최고의 부모를 가려내더라도 최고가 아닌 최선일뿐이다.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어른 앞에서 삼키는 말들이 생기기도 한다. 작은 씨앗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훌쩍 자라기도 하는데, 그래서 아이들은 안정된 어른의 울타리가 꼭 필요하다.

한닭쌤이 내어준 따뜻한 밥과 사람들의 온기로 북적거리는 집은 어느새 학생들에게 튼튼한 울타리가 됐다. 학생들은 부모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말들을 그에게 쏟아내면서 '둘만의 비밀'을 만들기도 한다. 그는 "많은 학생이 부모의 다툼이나 이혼, 외도 등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털어놓는다"며 "친구 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힘든 점들을 많이 털어놓는다"고 귀띔했다. 다만 자세히 이야기하기엔 해당 학생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하여 말을 줄이겠다"며 말을 아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유튜브와 틱톡,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이미지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한닭쌤과 삐약이 교실' 캡처) 2024.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전국 각지에 있는 구독자들이 식재료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그 덕에 공부방을 운영하는 데 드는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다만 본래 공부방의 의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금전적인 후원은 일절 받지 않는다. 파격적인 공부방 운영에 따르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없을까. 그는 "본업은 따로 없고, 매달 발생하는 영상 수익과 벌어놓았던 돈으로 충당하고 있다. 매달 생활비가 빠듯하기도 하고, 개인 생활에 들어가는 생활비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며 "하지만 신기하리만큼 적자가 날 무렵이면 광고가 들어오거나, 조회수가 잘 나와 수익이 발생한다. 또한 다른 해외 채널도 운영하며 수익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닭쌤은 과외 지도를 하는 학생 수가 점차 늘면서 시간 단축을 위해 자택에서 수업하게 됐고, 지난 2022년 9월을 기점으로 초·중·고등학생들에게 무료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 재수생, 국시생, 공시생 등을 위한 자습 공간도 마련했다.

그는 "현재 정원은 10명"이라면서 중학생을 우선 선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초등학생은 아직 공부보다 경험이 더 중요할 나이다. 고등학생은 가치관이 확립된 시기라 함께 성장을 도모하기에 다소 힘든 부분들이 있다"며 "공부에 조금씩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함께 대화를 통해 가치관을 확립하기 수월한 중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한다"고 부연했다.

수업은 유동적으로 운영된다. 횟수나 요일을 정해두기보단 필요할 때마다 보충해 나가는 식이다. 대개 중학생은 매일 하교 후 공부방에 와서 자습하다가 식사를 하고 강의를 듣는다. 다만 고등학생은 겨울 방학 선행학습을 제외한 날들에는 주 2~3회 강의를 진행한다. 시험 기간 외에는 운영 종료 시각이 정해져 있지만, 학생들이 원할 경우 상시 문을 열어둔다고.

학생들이 이곳을 찾는 경로는 다양했다. 그의 유튜브를 보고 이메일로 지원하거나 기존 학생들이 데려오는 경우, 직접 인근 학교에 연락해 학생을 연결받는 경우 등 가지각색이다. 현재 정원 초과로 당분간 학생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끝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묻는 말에는 "닮고 싶고, 삶을 살아가다 힘든 순간 떠올렸을 때 힘이 나는 선생님이자, 찾아와서 기댈 수 있는 선생님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답했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tubeguide@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