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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존리, 韓과 2년째 ‘태양 탐사’ 협업… 美-獨 등과 국제협력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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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지구 인근 L4에 탐사선 발사

‘우주의 주차장’서 태양 관측 임무

기획단계부터 NASA 등서 지원 제안

30년 구축 인적 네트워크 작용 분석

동아일보

“아직 기획 단계에 불과한 한국의 우주 탐사 미션에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지원해 주겠다는 제안이 왔다.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사진)의 인적 네트워크 덕이다. 리 본부장이 이 미션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어려운 일이다.”

25일 경북 경주시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우주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만난 조경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존 리 본부장과 지난해부터 2년째 연구를 수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설 우주항공청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초대 우주항공임무본부장으로 발탁된 리 본부장이 지난해부터 한국천문연구원과 태양 탐사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기획 단계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 NOAA,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과 이미 국제협력을 성사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리 본부장이 약 30년간 NASA에서 일하며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가 적잖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리 본부장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L4 태양권 우주관측소 구축’ 연구다. 태양과 지구 인근 ‘제4 라그랑주점(L4)’에 탐사선을 발사해 태양을 관측하는 임무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4개가 있는 라그랑주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상쇄돼 우주에 정지해 있는 상태로 탐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주의 주차장’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이 탐사를 예정한 L4 지점은 아직 어느 국가도 탐사선을 보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또 L4 지점은 인체에 치명적인 태양 방사선을 관측하는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는 곳이어서 유인우주탐사를 위한 핵심 개척점으로 꼽힌다.

조 책임연구원은 “리 본부장은 약 1조5000억 원이 투입됐다고 알려진 NASA의 ‘파커 태양 탐사’ 미션을 진행해 왔다”며 “이런 경험을 살려 한국의 태양 탐사 미션에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 본부장이 우주항공청의 R&D 수장을 맡으며 L4 미션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우주탐사의 국제교류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글로벌 R&D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우주항공청도 우주외교와 국제협력에 방점을 두고 탐사 임무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NASA에서 태양 탐사 등 우주과학 임무를 수행한 리 본부장의 합류로 지금까지 발사체, 위성 등 탐사 수단에 초점을 맞췄던 국내의 우주 R&D가 우주탐사 자체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NASA는 ‘무엇을 할 것이냐’부터 정한 다음 발사체, 위성을 만든다”면서 “리 본부장이 한국의 신설 우주항공청에 NASA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주=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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