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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매각 물꼬 튼 롯데·MG손보, 몸값이 관건…간극 좁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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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높은 매각 가격 걸림돌로 꼽혀
매수희망자와 눈높이 맞춰야 한다는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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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물꼬를 트면서 M&A(인수합병)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롯데손해보험·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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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 매각이 물꼬를 트면서 M&A(인수합병)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M&A 시장이 달궈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시장에서 추정하는 가격 대비 지나치게 비싼 매각 가격이 새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은 주된 이유로 꼽히는 만큼 매수희망자와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은 23일부터 원매자들에게 인수의향서(LOI)를 순차적으로 접수받고 있다. 인수의향서는 인수·합병단계에서 '첫단추'에 해당한다. 인수의향서 접수를 시작한 뒤 복수의 원매자가 예비입찰에 참여하면 실사 등을 통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진다. 예정대로 일정이 흘러간다면 이르면 오는 상반기 내 최종 인수자의 윤곽이 드러나게 될 전망이다.

이번 매각 작업은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지분을 인수한 지 5년만이다. 롯데손보는 롯데그룹에서 분리된 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인수됐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약 3700억원을 투자해 롯데손해보험 지분 53%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약 36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77%까지 높였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영업이익 3973억원, 당기순이익 3024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보험 사업을 축소하고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CSM(보험계약마진)은 2조396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2.9% 급증했다. CSM 확대는 롯데손보의 몸값을 높게 점칠 수 있는 근거로 꼽힌다. 이에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조원 정도지만 몸값은 최대 3조원 가까이도 점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손보의 주요 인수 후보로는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들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롯데손보 인수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금융권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지주는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과 함께 블랙록·블랙스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롯데손보 인수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잠재적 원매자들은 롯데손보의 매각가가 시장에서 추정하는 가격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고 보기도 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롯데손보의 적정 매각가는 1조5000억~2조원 수준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발을 들였으나 적정 가격이 아니면 과도한 지출은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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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일각에서는 올해 손보사 매각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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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삼수생인 MG손해보험 역시 올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MG손보 공개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다. 입찰에 참여한 2개사는 국내 유력 벤처캐피탈(VC)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PEF) JC플라워다.

예금보험공사는 예비 인수자들에게 24일부터 5주간 MG손보 실사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내달까지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예비실사를 거친 뒤 6월 중순부터 본입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MG손보 예상 매각가는 약 2000억~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앞서 예보는 지난해부터 MG손보 매각을 시도했으나 입찰자 수가 부족해 번번이 매각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2월 매각 시도 때는 입찰자가 없어 무산됐고 8월에는 사모펀드 한 곳이 예비입찰에 응했지만 유효경쟁 조건이 성립되지 않았다.

최근 실적 역시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4분기 MG손보는 249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연간 순손실은 837억원으로 전년 순이익 324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아울러 MG손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킥스비율(K-ICS비율, 신 지급여력비율)이 경과조치 적용 전 50.1%, 적용 후 64.5%를 기록했다.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는 물론, 보험업법상 적기 경영정상화 조치 기준인 100%를 밑돈다. 업계는 예보가 킥스 비율을 맞추기 위해 7000억~8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추가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보험사 일각에서는 올해 손보사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조달 등 시장 여건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매력적인 매물은 많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선 매도인과 시장, 업계의 눈높이가 과할 정도로 큰 상황이고 자금조달 등 기타 시장 여건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롯데손보 매각 등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며 "유력한 후보보다는 매수희망자와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매물은 좀 있으나 매력적인 매물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업 자체가 성장성이 있는 산업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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