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팬들 "아티스트 안 다치는 게 최우선" 한 목소리…25일 하이브 본사 가보니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하이브 사옥 앞. 이곳에는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한 외국인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진=김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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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의 하이브 사옥 앞. 이곳에는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외국인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프랑스,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국적도 다양했다. 이들은 한 손에는 소속 연예인 포토카드, 굿즈 등을 들고 사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해외 팬들에게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내홍에 대해 묻자 "잘 안다"고 대답했다. 케이(K)-팝을 좋아해 여행을 왔다는 프랑스 여성 A씨는 "트위터에서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다는 얘기가 들었다"며 "무엇보다 아티스트가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하이브 사옥 옆 공원에서 '쇼츠'를 찍고 있던 인도네시아 남성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선 BTS 뿐만 아니라 뉴진스, 르세라핌, 아일릿 모두 인기가 높다"며 "같은 소속사끼리 싸우는 건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하이브와 민 대표 간 갈등이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지는 가운데 국내외 팬들은 K-팝 명가의 '집안 싸움'이 격화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들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명예를 최우선하는 동시에 경영권 침탈 정황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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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릿, 뉴진스 카피 논란… "중요한 건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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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 앞에 뉴진스의 일부 팬들이 보낸 시위 트럭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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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는 정황을 파악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 시도를 한 적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신인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가 사건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하이브는 민 대표의 '주술 경영' 정황이 드러났다고 했다.
일부 팬들은 전날 하이브 사옥 앞에 시위용 트럭을 설치하며 이번 갈등에 '참전'했다. 트럭의 전광판에는 "버니즈(뉴진스 팬을 이르는 말)는 하이브 소속 뉴진스 지지한다", "민희진은 더 이상 뉴진스와 가족을 이용하지 말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는 민 대표 주장을 두고 팬들 시각은 다양했다. 뉴진스 팬이라는 29세 강모씨는 "모든 일의 시초가 '같은 하이브 내 타 레이블 출신인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는 것이라면 공론화가 아닌 내부적으로 해결했어야 했다"며 "지금은 두 아티스트 모두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최모씨는 "회사 대표로서 뉴진스라는 IP(지적재산권)를 지키기 위해 문제 제기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며 "하이브의 자본력 만큼 어도어의 브랜딩 능력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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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수사기관 고발 예정"… 어도어 "경영권 찬탈 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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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A 부대표(우측)와 민희진 대표(좌측)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하이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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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유출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한 정황이 있는지 여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며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오랜 기간 케이팝을 응원해온 팬들의 힘이 빠지는 대목이다. 데뷔 때부터 뉴진스 팬이었다는 30대 김모씨는 "하이브의 개인 사찰, 무속인 조언 등 여러 논란이 계속 나오는데 중요한 건 증거 싸움인 것 같다"며 "지금은 신중하게 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김모씨 역시 "지금은 여러 의혹이 쏟아져서 어떤 게 진실인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어도어는 2021년 하이브가 자본금 154억원을 출자해 만든 가수 레이블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 유명 아이돌의 콘셉트와 브랜드를 맡은 민희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민 대표가 데뷔시킨 뉴진스는 2022년 데뷔와 함께 케이팝 대표 걸그룹으로 올라섰고 어도어도 지난해 매출액 1103억원의 기획사로 성장했다.
서울 용산구의 하이브 사옥. /사진=김지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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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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